한국식품연구원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급 증류주의 숙성 과정을 예측하고 원하는 풍미를 설계할 수 있는 디지털 숙성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식품연은 18일 AI와 데이터 기반 숙성 기술을 활용해 증류주의 품질을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오랜 시간과 장인의 경험에 의존해온 증류주 숙성 과정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데이터로 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구진은 숙성 과정에서 발생하는 향미 변화와 화학 반응을 데이터로 수집한 뒤 AI로 분석해 최적의 숙성 조건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최근 프리미엄 위스키 등 고급 증류주 시장이 성장하면서 품질의 일관성과 생산 효율성 확보가 업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숙성은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리고 온도와 습도, 목재 특성 등 다양한 조건이 영향을 미쳐 품질 관리가 쉽지 않다.
연구진은 AI를 활용해 숙성 환경을 디지털로 구현하고 다양한 조건을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기존에 수년이 걸리던 실험을 단기간에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자는 실제 제조 이전에 최적의 숙성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식품연은 이번 기술을 국내 산림자원을 활용한 숙성기 개발과 연계해 한국형 프리미엄 증류주인 K-스피릿(K-SPIRITS) 개발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위스키뿐 아니라 장류, 식초, 치즈 등 다양한 숙성 식품 분야로 기술 적용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태완 식품연 발효융합연구단 박사는 "숙성은 단순히 시간이 흐르는 과정이 아니라 수많은 화학 변화가 축적되는 과학적인 과정"이라며 "데이터 기반 기술을 통해 원하는 맛을 설계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