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대선 버스 정시 출발론'을 밀어붙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제1야당 경선 참여에 대한 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는 야권 장외 잠룡들에게 입당 압박감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이번주 안에 당 대선후보경선준비위원회를 공식 발족하고 사실상 대선모드로 전환한다. 이준석 당대표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외부 변수와 관계 없이 자강론을 기반으로 한 대선 경선 체제를 8월 중으로 띄우겠다는 게 이 대표의 지론이다.
경선준비위원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당 사무총장으로 대선 준비 실무를 맡은 경험이 있는 당내 최다선(5선) 서병수 의원이 내정됐다.
경선준비위는 경선룰(규칙)을 제외한 경선 준비 과정 일체를 전담하는 만큼 후보 등록을 포함한 전반적인 경선 일정을 확정한다.
이준석 대표는 경선룰 변경 가능성에 대해 "원칙적으로 변경이 쉽지 않다. 특히 당외 주자와 협상을 위해서 경선룰을 변경하는 건 당내 주자들의 합의를 받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나중에 경선을 시작하기 전에 대리인간 합의를 통해서 더 나은 경선, 흥행을 위해 대승적으로 주자들이 합의할 수 있다면 검토해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지도부나 곧 출범하는 경선준비위에서 논의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제1 야당이 띄우는 '경선 버스'의 출발 시점이 다가오자 장외 잠룡들도 대선을 위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행보가 분주해진 양상이다. 야권에서 대권주자로서 '몸값'이 높은 편이지만 아직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고 있는 만큼 두 사람의 향후 행보가 대선 진로를 정하는 가늠자가 될 수도 있다.
윤 전 총장은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금명간 회동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다. '선거의 달인'으로 불리는 김 전 위원장에게 대선 전략 등에 관한 조언을 구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당분간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낮게 예상한 만큼 실제 윤 전 총장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지방에서 칩거하며 정치 참여를 고심하고 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행보도 야권의 주목 대상이다. 최 전 원장이 이미 대선 출마 결심을 굳히고 출마 명분이나 정책 방향 등을 구상 중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친박계 출신 인사들이 최 전 원장을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높은 지지율로 대세론을 탄 윤 전 총장과 달리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게 최 전 원장의 약점이다.
때문에 정치권에 별도 계파나 조직이 없는 만큼 최 전 원장으로선 국민의힘 입당이 빠를 수록 당내 경선에서 유리하지 않겠냐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야권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나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 경선 참여가 불투명해도 이준석 대표 입장에선 예정대로 경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며 "제1야당인데도 당내에서 대선주자 하나 세우지 못하고, 당 밖에 있는 주자들 눈치를 보면서 경선 스케줄을 맞춘다면 오히려 당원들의 입장에선 자존심이 상해 반발할 수도 있다. 이 대표도 윤 전 총장 등을 기다리고 싶겠지만 당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