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의 해상 작전 참여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군함 파병 여부가 외교·안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동 정세와 관련해 주요 동맹국들과 해상 교통로 보호 협력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군사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동맹국들의 역할 분담 필요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 유가는 이미 급등세를 보이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한국 역시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수급과 국내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의 군사적 대응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해군은 현재 아덴만 해역에 청해부대를 파견해 해적 대응과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과거에도 중동 긴장 상황에서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 인근까지 확대해 우리 상선 호위 임무를 수행한 전례가 있다.
청해부대의 주 활동 지역인 아덴만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의 거리는 약 1,800㎞ 정도로, 해군 함정 기준으로 이틀 안팎이면 이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서는 청해부대 작전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응 시나리오 중 하나로 거론된다.
다만 실제 군함 파병이 이뤄질 경우 한국이 중동 군사 충돌에 직접 연루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론도 적지 않다. 특히 미국 요청에 따라 군함을 파견할 경우 이란 측이 이를 분쟁 개입이나 사실상의 참전으로 해석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적 변수도 존재한다. 해외 파병은 헌법에 따라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사안으로, 중동 분쟁 개입 여부를 둘러싼 정치권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면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는 해협 봉쇄 상황 속에서 원유 수송로 보호를 위한 국제 협력에 일정 수준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동발 에너지 충격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해상 작전에 일정 부분 역할을 검토해야 한다는 논리다.
정부는 현재 중동 정세를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안보 당국은 군함 파병 여부를 포함해 청해부대 작전 범위 조정이나 다국적 해상 작전 참여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한국의 결정은 한미동맹 관계와 중동 정세, 에너지 수급 상황, 국내 정치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서울=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