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동부권 의료 취약지의 응급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공공의료 협력이 한층 강화된다.
남원의료원과 장수군보건의료원은 31일 남원의료원 대회의실에서 ‘지역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향상 및 공동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응급의료 대응체계 개선과 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협약은 장수군 산서면, 번암면 등 대표적인 의료 취약지역에서 발생하는 응급환자 이송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됐다. 그동안 해당 지역에서는 응급상황 발생 시 환자가 즉시 종합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고, 행정적 절차와 지역 의료체계상 보건의료원을 먼저 경유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환자 이송 시간이 지연되고, 심뇌혈관 질환이나 중증 외상 등 시간 의존도가 높은 응급질환에서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양 기관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응급환자 직통 이송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산서면과 번암면 등지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는 장수군보건의료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남원의료원 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양 기관은 환자 발생 단계부터 이송, 치료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구급대와의 협업 체계를 강화해 현장 대응 속도와 정확도를 높일 계획이다.
특히 이번 협약은 단순한 이송 절차 간소화를 넘어, 응급의료 ‘골든타임’ 확보를 핵심 목표로 한다. 응급환자의 생존율은 초기 대응 시간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이송 시간을 단축하고 즉각적인 전문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체계 구축은 지역 주민의 생명권 보호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이와 함께 양 기관은 장수 지역의 만성적인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료인력 순회진료 지원 사업’도 병행 추진한다. 남원의료원 소속 내과, 외과 등 다양한 진료과 의료진이 정기적으로 장수군을 방문해 외래 진료와 건강 상담, 만성질환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장수 지역 주민들이 장거리 이동 없이도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순회진료는 단순 진료에 그치지 않고, 지역 보건의료 인력과의 협업을 통해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연속성 있는 의료 서비스’로 확대 운영될 방침이다. 필요 시 중증 환자는 신속하게 남원의료원으로 연계해 치료하는 ‘지역 내 의료 전달체계’도 함께 강화된다.
양 기관은 향후 협력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감염병 대응, 재난의료 지원, 공공보건사업 공동 추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의료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농산어촌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지역 맞춤형 공공의료 모델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둘 방침이다.
오진규 남원의료원장은 “이번 협약은 형식적인 협력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의료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것”이라며 “응급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의료 취약지역 주민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역 거점 공공병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수군보건의료원 관계자 역시 “이번 협약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보다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 보건의료 수준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전북 동부권 공공의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로 평가된다. 의료기관 간 기능 분담과 협력을 통해 제한된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응급의료 대응 역량 강화와 현장 중심의 의료 서비스 확대를 통해, 그동안 의료 접근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온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