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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장마 예보, 재난 안전 공백 용납 안 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6.22 12:59 수정 2026.06.22 12:59

기상청이 이달 말 전북특별자치도 전역에 본격적인 장마전선의 북상과 함께 기습적인 국지성 호우를 예보했다. 이번 장마는 예년보다 강력한 고온다습한 기류를 동반해 좁은 지역에 단시간 동안 엄청난 양의 물폭탄을 쏟아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철저한 사전 대비가 요구된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민선 9기 출범을 딱 일주일 앞둔 ‘행정 전환기’의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 시기는 대형 재난이 발생했던 사각지대였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새로 출범할 전북도정과 14개 시·군 지자체는 재난 대응에 단 1초의 공백도 생기지 않도록 취임 전 민생 행정의 모든 역량을 장마철 안전망 가동에 집중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전북 지역을 강타했던 집중호우의 상흔은 도민들의 기억 속에 생생하다. 매년 반복되는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 수계의 관리 부실로 인한 농경지 침수, 도심 지하차도 침수 사고 등은 모두 ‘설마’ 하는 안이함과 선제적 통제 부재가 인재로 이어졌다.

특히 이번 장마 대책의 핵심은 매년 물난리를 겪으면서도 예산과 행정력 부족을 핑계로 고질적으로 방치되어 온 ‘상습 침수구역’과 ‘재해 위험구역’에 대한 현미경식 집중 관리에 있다. 전주천과 삼천 주변의 원도심 저지대, 상가가 밀집한 구도심 지역은 조금만 비가 쏟아져도 하수관로가 역류해 주민들이 물바다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익산과 김제, 부안, 고창의 광활한 평야 지대 농경지 역시 매년 배수 용량 초과로 막대한 농업 재해를 입어왔다.

지자체는 장마전선이 활성화되기 전인 이 순간, 관내 모든 배수 펌프장의 가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테스트하고 가동 중단 사태가 없도록 비상 발전기 가동 유무까지 꼼꼼히 챙겨야 한다. 도심 지하차도 진입 차단 시스템과 차수벽이 정상 작동하는지 기계 한 대, 볼트 하나까지 현장 점검하고 호우특보 발효 시 군경과 협조해 선제적인 차량 통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급경사지와 옹벽, 산사태 취약지역 등 인명 피해와 직결되는 위험구역에 대한 관리 대책은 더욱 정교해야 한다. 전북 동부 산악권인 무주, 진안, 장수 등지는 최근 몇 년간 개발된 임도와 태양광 발전시설 부지 주변의 지반이 약화되어 기습 폭우 시 언제든 대규모 토사 유실이 발생할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다. 축대 붕괴 위험이 있는 노후 주택가와 하천변 산책로 역시 대대적인 사전 출입 통제와 선제적 주민 대피령이 아니고서는 인명 피해를 막을 길이 없다.

단순히 현장에 '위험' 표지판 하나 걸어두고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구태의연한 행정 편의주의는 당장 걷어치워야 한다.

위험구역 인근에 거주하는 독거노인과 쪽방촌 주민, 농촌 지역 이주노동자 등 재난 취약계층을 1:1로 전담 마크하는 공무원 및 이·통장 매칭 시스템을 즉각 가동해, 대피 골든타임을 절대로 놓치지 않아야 한다.

재난 관리의 성패는 행정의 ‘과잉 대응’과 ‘선제적 조치’에 달렸다. 사후약방문식 늑장 행정은퇴출당해야 한다. 예외적인 폭우라는 변명은 과학적 데이터와 첨단 예보 시스템이 갖춰진 기후위기 시대에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안전지대를 만드는 것보다 더 위대하고 시급한 도정 과제는 없다. 화려한 첨단 산업 유치나 수조 원의 투자 계획도 도민의 목숨이 위태로운 수해 앞에서는 한낱 부질없는 서류 조각에 불과하다. 전북도정과 정치권, 시민사회 모두가 대승적 경각심으로 똘똘 뭉쳐 원팀이 되어 행동해야 한다. 철저한 사전 대비와 과감한 현장 통제를 통해 단 한 건의 인명 피해도 없는 '안전 전북'의 이정표를 민선 9기 시작과 함께 도민 앞에 당당히 증명해 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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