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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가마솥 휴가철, 생활인구 유입 대전환으로 삼아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7.30 13:13 수정 2026.07.30 01:13

7월의 마지막 날. 역대급 가마솥더위와 함께 연중 가장 많은 인파가 이동하는, 이른바 ‘7말 8초’ 여름 휴가철의 정점이 시작됐다. 전국 각지의 피서객들이 산과 바다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로 소멸의 늪에 빠진 전북은 이 시기를 단순한 일회성 관광 특수로 바라봐서는 안 된다. 생활인구를 확보하는 결정적 기회이기 때문이다. ‘스쳐 지나가는 관광’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군산 고군산군도와 부안 위도 등 천혜의 섬 자원과 농촌의 정취를 극대화한 ‘전북형 촌캉스’를 연계해 외지인들을 지역의 정주 파트너로 묶어둘 대대적인 체질 개선과 생활인구 유입 대전환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현재 정부가 지역 소멸 대책으로 제시한 ‘생활인구’는 주민등록법상 주민뿐만 아니라 통근, 통학, 관광 등의 목적으로 특정 지역을 월 1회, 하루 3시간 이상 방문해 머무는 사람까지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실제로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의 생활인구 산정 통계 지표를 보면, 전북특별자치도 내 임실, 장수, 순창, 고창 등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인구 대비 평균 4.5배에서 많게는 5.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에 주소지를 둔 인구가 적더라도 전북의 청정한 자연과 로컬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해 찾아오는 잠재적 정주 인구의 규모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 흐름을 여름 휴가철에 잡아야 한다. 한 번 전북의 매력에 빠진 피서객들이 휴가가 끝난 뒤에도 계절마다 전북을 다시 찾고, 나아가 주말 주택을 짓거나 귀농·귀촌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정교한 신뢰 마케팅과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이유다. 이를 위해 전북이 가진 가장 독보적인 자산인 ‘섬’과 ‘농촌’의 가치를 트렌디한 로컬 브랜딩으로 재포장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바다 위를 수놓은 군산 고군산군도의 비경이나 부안 위도·식도의 아늑함은 수도권의 복잡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완벽한 치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여기에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촌캉스(농촌+바캉스)’ 문화를 결합해야 한다. 단순히 농가 민박에서 잠만 자고 오는 수준이 아니라, 무주·진안·장수의 서늘한 산골 마을에서 지역 청년 창업가들과 함께 현지 식재료로 요리하고, 야간 별빛 아래에서 인문학 콘서트를 즐기는 고품격 복합 문화 프로그램으로 진화시켜야 한다. 인위적인 테마파크를 짓는 대신, 전북의 자연 그대로를 상품화하는 혜안이 요구된다. 이러한 성공을 위해서는 고질적인 수용 태세 부실과 정주 인프라의 낙후 격차를 좁히는 행정의 과단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해마다 휴가철이면 반복되는 주요 관광지의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부실한 위생 문제는 어렵게 찾아온 외지인들을 영원히 돌아서게 만드는 지역 소멸의 촉진제다. 전북도와 시·군, 상인회가 합심해 철저한 가격 모니터링과 암행 점검을 상시 가동하고, 위반 업소에 대해서는 공공 지원 배제 등 강력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엄정한 유통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이와 함께 대중교통망이 취약한 동부 산악권과 도서 지역을 연결하는 ‘공공 콜택시’나 ‘관광 셔틀버스’ 노선을 촘촘히 재정비하고, 빈집을 리모델링해 도시민들이 한 달간 머물며 일할 수 있는 ‘워케이션센터’를 속도감 있게 확충해야 한다.
새만금 개발이나 거대 기업 유치가 하드웨어적 성장이라면, ‘촌캉스·섬 관광’을 통한 생활인구 유입은 무너져가는 지역 경제의 심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소프트웨어적 심폐소생술이다. 7월의 마지막 날을 기점으로 한 인구 대이동의 물결을 허투루 보내서는 안 될 것이다. 전북의 청정한 산과 바다, 그리고 인심이 대한민국 최고의 힐링 브랜드로 우뚝 서서 지역을 살리는 든든한 방파제가 되도록, 올여름 전북의 모든 행정 역량과 창의성을 현장에 쏟아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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