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 발표가 이르면 오는 9월로 점쳐지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의 백년대계를 가를 운명의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번 2차 공공기관 이전은 민선 9기 도정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다. 특히 인구 감소와 낙후의 굴레에서 신음하는 전북이 재도약할 수 있는 마지막 구명줄이다. 이미 타 광역 지자체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지역 정치권과 행정이 스크럼을 짜고 중앙 무대에서 치열한 로비전과 압박 전술을 펼치며 총력전에 돌입한 상태다. 지자체장이 직을 걸고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이제 전북 정치권에 요구되는 것은 정파적 이해관계를 초월한 강력한 '원팀 공조 체계'다. 도민들이 납득하고 만족할 만한 실질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지역 정치권은 역사와 도민 앞에 씻을 수 없는 과오를 남기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동안 전북은 대규모 국책사업이나 정부의 자원 배분 국면이 도래할 때마다 '전북 소외·홀대론'의 단골 희생양이 되어왔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제1차 공공기관 이전 당시만 보더라도, 전북은 영남권이나 충청권 등 거대 기득권 지자체의 논리에 밀려 고용 유발 효과나 경제적 파급력이 큰 알짜배기 대형 기관을 선점하는 데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최근의 첨단 산업 특화단지 지정이나 대규모 예산 배정 과정에서도 전북의 목소리는 중앙의 거대 정치 논리에 묻히기 일쑤였다. 이러한 패배와 소외의 역사가 이번 2차 공공기관 이전에서마저 되풀이된다면 전북의 지역 소멸 위기는 돌이킬 수 없게 된다.
지금 전북의 문제는 바로, 정치권 내부의 무기력함과 엇박자다. 전북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이 단일대오를 형성해 중앙정부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를 전방위로 압박해야 한다.
정부의 균형 발전 의지를 매섭게 추궁해야 하고, 단 한 명이라도 대통령실과 행정부의 핵심 소통 창구가 되어 전북의 정당한 몫을 보장받는 실리 외교를 펼쳐야 마땅하다.
성명 발표 등 생색내기식 정치로는 거대 자치단체들의 틈바구니에서 단 하나의 알짜 기관도 지켜낼 수 없다. 특히 전북 정치권은 감정적 읍소를 넘어 정부를 꼼짝 못 하게 만들 '정교한 당위성 논리'로 무장해야 한다. 전북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농생명·바이오 기반 기관과 자산운용 중심의 금융 특화 기관 유치는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다.
전북혁신도시가 이미 구축해 놓은 국민연금공단(NPS) 등의 금융 생태계 및 국립농업과학원 등의 농생명 연구 인프라와 시너지를 극대화하여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최적의 대안이라는 실리적 명분을 중앙 무대에 각인시켜야 한다.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헌법적 가치에 '지역별 특화 발전을 통한 국가 효율성 제고'라는 논리를 더해, 정부가 전북을 배제할 명분 자체를 찾지 못하도록 꼼꼼한 정무적 판을 짜야 할 때다. 지방의 소멸은 곧 국가의 파산이자 상식의 붕괴다. 공공기관 이전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무너져가는 지방 경제의 심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다. 전북 도민들은 지금 서슬 퍼런 눈으로 정치권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
선거 때만 표를 달라고 읍소하고, 정작 지역의 명운이 걸린 결정적 분수령에서는 무기력하게 밀려나는 정치권을 도민들은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전북 정치권은 당장 비상 체제를 가동하고, 원팀 공조의 진면목을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만에 하나라도 도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전북 패싱’ 결과가 나올 경우 감당해야 할 정치적 책임을 엄중히 인식하고, 도민이 만족할 만한 당당한 성적표를 반드시 결실로 보여주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