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도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투명한 열린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도청 간부회의를 온라인 생중계로 시범 실시했다. 이는 민선 9기 이원택 도정의 핵심 공약으로, ‘1호 결재’ 사업이다. 도지사와 핵심 실·국장들이 모여 지역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을 도민 누구나 실시간으로 시청하도록 문턱을 낮춘 것이다.
공공기관의 의사결정 과정을 밀실에서 광장으로 끌어내고, 행정의 투명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신선한 신호탄이자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으로 평가할 만하다. 행정의 폐쇄성을 극복하고 도민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겠다는 결단인 만큼, 이번 생중계 도입이 일회성 이벤트나 치적 홍보용 무대로 변질되지 않고 진정한 로컬 소통 행정의 이정표로 안착하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의 간부회의는 고위 공직자들만의 전유물이었다. 베일에 싸인 영역이었다. 도민들의 삶과 직결된 수조 원의 예산 집행 방향이나 대형 국책사업의 추진 과정이 어떤 논리를 거쳐 결정되는지 알 길이 없었기에 행정에 대한 불신과 소외론이 끊이지 않았다. 이러한 밀실 행정의 한계를 깨고 도정의 심장부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시도는 행정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도민들은 자신이 낸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지역의 지도자들이 전북의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함으로써 도정의 정당한 주체로 참여하는 효능감을 체감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행정의 투명한 공개라는 취지가 실질적인 정책의 질적 향상과 도민 체감형 성과로 이어지려면, 생중계 제도가 가진 잠재적 부작용과 한계를 정교하게 보완해야 한다.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회의의 ‘형식화’와 고위 공직자들의 ‘눈치 보기’ 현상이다. 카메라는 거짓을 반영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자칫 실·국장들이 날카로운 비판이나 정제되지 않은 솔직한 현안의 문제점을 제기하기보다, 도지사의 심기를 살피거나 도민들에게 매끄럽게만 보이는 정형화된 보고서 읽기에 그칠 우려가 크다. 갈등이 첨예한 예산 배정이나 정책적 오류에 대한 처절한 자기반성이 생중계라는 압박감에 막혀 수면 아래로 숨어버린다면, 생중계 간부회의는 알맹이 없는 ‘보여주기식 쇼’로 비쳐질 수 있다.
진정한 소통 행정은 단순히 회의를 ‘보여주는 것’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도민들이 실시간으로 화면을 보며 제기하는 날카로운 댓글과 쓴소리를 도정에 어떻게 피드백하고 반영할 것인가에 대한 ‘소통의 사후 인프라’가 반드시 결합돼야 한다. 이번 주부터 접수를 시작한 ‘열린 도지사실’ 등 오프라인 소통 창구와 디지털 생중계망을 유기적으로 연계해야 한다. 도민들이 실시간으로 지적한 지역 교통망 소외, 농촌 아동 결식 대책, 영세 소상공인 지원 조례 등 생생한 민생의 목소리를 다음 회의의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고 추진 결과를 피드백하는 쌍방향 소통 구조가 확립되어야만 생중계의 진정성이 증명된다. 편리함을 위해 기술만 도입하고 도민의 목소리를 흘려듣는다면 소통은 다시 장벽에 가로막힐 뿐이다.
지방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강력한 전북특별자치도를 건설하는 힘은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전폭적인 신뢰에서 나온다. 새만금 개발이나 대기업 유치 같은 거대 담론만큼이나 오늘 우리 동네의 행정이 얼마나 공정하고 투명하게 돌아가는지가 도민들의 정주 여건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다. 이원택 도정은 이번 간부회의 생중계가 도민 권익을 극대화하는 열린 행정의 첫걸음임을 명심해야 한다. 간부들은 카메라 앞에서 전북의 생존을 위한 대담하고 혁신적인 발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특히 집결된 도민의 지혜를 정책의 자양분으로 삼는 능동적인 실행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전북 도민들은 서슬 퍼런 눈으로 생중계되는 도정의 민낯과 소통 행정의 진면목을 똑똑히 지켜보며, 그 능력을 검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