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사설/칼럼 사설

전북 정치권의 ‘원팀’ 실종,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 몫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8.05 13:13 수정 2026.08.05 01:13

전북 정치권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분열과 정쟁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난 6·3 지방선거 당내 공천 과정에서 잉태된 계파 간의 갈등과 앙금이 치유되기는커녕, 하반기 제1야당의 당대표 선출 국면과 맞물리며 겉잡을 수 없는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전북 유일의 절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이 권력 투쟁은 이제 단순한 의견 대립을 넘어섰다는 게 지역 정가의 목소리다. 서로를 향해 칼날을 겨누는 자해적 분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명운이 걸린 공공기관 2차 이전과 새만금 예산 확보 등 메가톤급 현안들이 산적한 중차대한 시기에, 전북 정치권이 단일대오를 형성하기는커녕 계파 이익에 눈이 멀어 ‘원팀’을 스스로 깨부순 현실이 참담하기만 하다.
현재 전북 정치권 내의 갈등 지수는 임계점을 넘어섰다. 주말 사이 치러진 당대표 선출 과정의 지역 순회 경선은 갈등의 정점을 찍는 분수령이 됐다.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과 지자체장, 지방의원들까지 특정 후보에 대한 줄서기와 세 대결에 혈안이 되면서 지역 상공업계와 시민사회마저 편 가르기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더 큰 비극은 중앙당의 새로운 사령탑이 누가 선출되든지 간에,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깊어진 감정의 골과 계파 간 이해관계가 이미 강을 건넜다는 것이다. 선거가 끝나면 지역 발전을 위해 원팀으로 뭉쳤던 과거의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마저 사라진 채, 오직 2년 뒤에 있을 차기 선거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암투와 상호 비방만이 전북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
이처럼 정치권이 밥그릇 싸움과 당권 경쟁에 매몰되어 있는 사이, 전북이 치러야 할 기회비용과 경제적 손실은 고스란히 도민들의 몫이다.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정부의 공공기관 2차 이전 계획 발표를 앞두고 전북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웃 광주·전남이나 부산·울산·경남, 충청권 지자체들은 여야를 초월해 지역 정치권 전체가 강력한 원팀 스크럼을 짜고 중앙정부를 전방위로 압박하며 알짜배기 금융·농생명 기관을 선점하기 위한 실리 외교를 펼치고 있다. 반면 전북은 여야 협치는 고작하고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계파가 갈려 있다. 전북의 요구는 손쉬운 ‘패싱’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민생 역시 내팽개쳐진 지 오래다. 사상 최악의 8월 폭염 속에서 영세 소상공인들은 ‘폐업 도미노’의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 농어촌 지역은 일손 부족과 이상기후로 인한 주력 작물의 품질 저하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도민들의 삶을 보듬고 구체적인 자금 대환대출 프로그램이나 농촌 주거 환경 개선 조례 등 실효성 있는 처방을 고민해야 할 정치인들이, 하루 종일 중앙당 인맥 찾기와 상대 계파 흠집 내기에만 행정력과 정무 역량을 낭비하고 있는 모습은 목불인견이다. 선거 때만 되면 도민의 복리 증진과 지역 발전을 위해 뼈를 묻겠다던 그 많은 공약과 호소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전북 정치권의 무기력하고 자해적인 정쟁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인내심은 이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의 당권 경쟁이 끝나더라도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은 전북의 미래를 더욱 암담하게 만든다. 지금이라도 파멸적인 계파 싸움을 즉각 중단하고, 전북특별자치도의 생존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정파적 이해득실에 따라 도민을 편 가르고 지역을 쪼개는 정치는 결국 도민들의 엄중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전북 정치권은 자신들의 안위와 권력욕을 내려놓고, 갈기갈기 찢긴 원팀 공조를 실력으로 복원해야 한다. 도민들이 납득할 만한 공공기관 유치 성과와 민생 안정 성적표를 반드시 결실로 보여주는 것만이 역사와 도민 앞에 속죄하는 유일한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저작권자 주)전라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