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8천억원에 달하는 서해안철도 건설사업을 국가계획에 반영시키기 위해 전북과 전남광주가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정부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확정을 앞두고 지방정부와 지역 정치권이 개별 건의 방식에서 벗어나 공동 대응에 나서면서 사업 추진의 분기점을 맞고 있다.
특히 서해안철도는 새만금과 전남광주권을 연결하는 광역 교통망이자 전북 서남권의 오랜 철도 소외 문제를 해소할 핵심 기반시설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28일 서울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해안권 5개 시군,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서해안철도 공동메시지 및 5대 과제 발표회’를 열고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위한 공동 대응 방침을 공식화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원택 전북지사와 황기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행정문화부시장, 김재준 군산시장, 권익현 부안군수, 심덕섭 고창군수, 장세일 영광군수, 이남오 함평군수 등이 참석했다. 국회에서도 윤준병·김의겸·박지원·이개호 의원 등이 합류해 모두 60여 명이 사업 추진에 힘을 보탰다.
이번 공동 대응의 핵심은 서해안철도를 특정 지방자치단체의 숙원사업이 아닌, 서해안권을 관통하는 국가 광역철도사업으로 정부에 제시했다는 데 있다.
그동안 지역별로 제기해 온 철도망 확충 요구를 하나의 사업으로 결집해 국가계획 반영의 필요성을 부각하고, 이후 예비타당성조사와 노선 확정 등 후속 절차에서도 공동 보조를 맞추겠다는 구상이다.
참석자들은 이날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비롯해 예비타당성조사 공동 대응, 노선·역세권 사업계획 수립, 철도 연계 지역발전 전략 추진, 착공까지 이어지는 공동실행체계 구축 등 5대 과제를 발표했다.
서해안철도는 군산에서 부안·고창·영광·함평을 거쳐 목포까지 연결하는 총연장 110㎞ 규모의 철도사업이다. 새만금공항~함평 구간 107.4㎞와 새만금연결선 2.6㎞로 구성되며, 총사업비는 4조7천919억원으로 추산된다. 계획상 사업 기간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다.
사업이 추진되면 철도 접근성이 낮은 부안과 고창 등 전북 서남권의 교통 여건 개선은 물론 새만금 산업단지와 전남광주권 산업거점을 잇는 물류·관광 네트워크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치·정책적으로도 이번 공동 대응은 의미가 있다. 새만금 개발과 기업 유치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산업 기반시설 확충 요구를 전북 단독의 지역 현안이 아닌 호남 서해안권 전체의 교통·산업 발전 과제로 확장했기 때문이다.
다만 공동 대응 체계 구축이 곧 사업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정부의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돼야 하며, 이후에도 경제성과 정책적 필요성에 대한 검토, 예비타당성조사, 노선 및 사업계획 구체화 등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지역 정치권의 대정부 설득과 지방정부 간 협력이 실제 국가계획 반영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특히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산업·물류 수요와 지역균형발전 효과를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작업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서해안권 5개 시군은 앞서 2024년 단체장 공동결의문 채택과 주민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정책적 타당성 발굴 용역, 국회 정책포럼, 국토교통부 장관 서명부 전달 등을 통해 사업 추진을 요구해 왔다.
이원택 전북지사는 “교통망을 따라 사람과 경제가 움직이는 만큼 서해안철도가 구축되면 지역경제와 관광 활성화, 거주인구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드시 반영될 수 있도록 5개 시군, 전남광주와 함께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연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확정·고시할 예정인 가운데, 전북과 전남광주가 구축한 공동 대응 체계가 서해안철도 사업의 국가계획 반영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송효철 기자, 서울=김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