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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전라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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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바람 탓이라고 말하다 늘 욕망 탓이라고 그런다
늘 감정 탓이라고 변명하고 가끔 날씨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숨거나 돌아가는 길이 있음에도
마주치는 일마다 흔들림은 남의 탓이다
하기야 태어남도 자기 탓이 아니었지
절실한 울음이 필요할 땐 자기 탓으로 돌아와 마음껏
흔들리며 울음소리를 내겠구나
흔들리며 웃는 즐거움이 지구에게 미치는 영향이 없어도
내가 있는 지구와 없는 지구는
흔들리며 우는 서러움이 다르다
흔들림이 없는 죽음이 없으리니
우리는 시간 앞에서 완성을 향한 아무런 약속을 할 수 없다
흔들림으로 커가는 흔들림의 욕망이 공간의 흔들림으로
지진과 태풍이 흘러가고 바다와 사막이 꿈틀거리다
흔들림이 생명이며 죽음인 세상에
시간이 흔들림의 자비를 몰라
언어의 입을 빌려 물꼬 트다
<시작노트>
태어남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움직임은 모든 생물체의 본성이다.
거룩하고 위대한 업적의 뒤안길에 펼쳐진 희로애락의 맛과
흔들림으로 살다간 생물체를 그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황정현
전북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