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원으로 가장해 피해자의 집에 침입해 강도행각을 벌인 일당이 금품 등의 목적이 아닌 장부를 노리고 범행을 꾸린 것으로 밝혀졌다.
17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오후 전주시 삼천동의 한 아파트에서 "강도를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집 안에 있던 A씨는 "택배 직원"이라는 말에 별다른 의심 없이 현관문을 열어줬다.
집안에 들어온 B씨는 흉기를 들고 A씨를 위협한 뒤 집 안 곳곳을 뒤지면서 1시간 가량 머문 뒤 도주했다.
이후 A씨는 경찰에 즉시 신고, B씨와 대립하는 과정에서 B씨가 휘두른 흉기에 손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 안 곳곳을 살펴봤지만, 별다른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이상한 점은 B씨는 금품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사실에 의문을 품은 경찰은 A씨의 진술과 B씨의 행동, 그리고 범행 장소가 고층인 점을 고려해 단순한 강도 사건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또 B씨는 A씨에게 "남편은 어디에 있는가" 등의 질문을 한 것으로 보아 면식범의 범행으로 판단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사건의 배후인 C씨를 비롯해 공범 2명이 추가로 범행에 가담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후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수도권 등지에서 C씨 등 4명을 모두 차례로 붙잡아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조사에서 C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B씨 등 3명은 "C씨가 시켜서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이들은 범행을 저지른 B씨에게 도피처를 제공하며 흉기 등을 사준 정황도 파악했다.
C씨와 A씨의 남편은 동업 하는 관계로 밝혀졌다.
이에 C씨는 금전적 대가를 지불할 것을 약속하며 다른 이들을 사주해 A씨 집에서 장부를 가져오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C씨는 전날 오후로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경찰서 유치장에서 소지한 보석으로 자해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C씨가 이 사건의 발단이 된 장부의 용도나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전혀 입을 열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