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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시인의눈] 진정한 행복

전라매일 기자 입력 2021.05.27 18:59 수정 0000.00.00 00:00

ⓒ e-전라매일
LH공사 직원들의 토지 투기 사건 기사를 접하면서 논어의 ‘현문편’에 나오는 “견리사의見利思義라는 말을 생각해 본다. 눈앞에 잇속이 보일 때 이것이 옳은 것인가 아닌가를 생각하라는 뜻인데 요즘 세상은 옳은 것을 보고도 이끗이 되나 안 되나를 생각하는 ”견의사리見義思利 시대로 세상이 바뀐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문득, ‘톨스토이’의 ‘사람에겐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작품이 생각난다. 가난한 농부가 소작농으로 시작해서 자기 땅을 조금씩 마련하는 기쁨으로 살아가던 중 어느 날 볼가강 건너편에 가면 땅을 싸게 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전 재산을 팔아 그곳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그곳에 가서 땅은 세 배나 늘고 생활도 열 배나 나아졌지만, 그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땅을 갖고 싶어 ‘파시킬’ 지방의 유목지로 가서 그곳 촌장과 땅을 계약하게 된다. 계약 조건은 걸어서 돌아온 만큼의 땅을 차지하되 땅값은 1,000루불, 단 해가 지기 전까지 출발 지점에 돌아오지 못하면 땅도 돈도 돌려받지 못하는 조건이다. 그는 계약을 마치고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날이 밝자 ‘시칸’이라는 언덕으로 올라갔다. 촌장이 들판을 가리키며 어디든 원하는 곳을 가지라면서 여우 가죽 모자를 땅 위에 벗어놓으며 여기서 출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면 돌아온 만큼의 땅이 모두 당신의 것이라고 하였다.
농부는 그 여우 가죽 모자 속에 돈을 집어넣고 삽 하나를 둘러메고 초원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갈수록 땅은 점점 더 비옥했기에 정신없이 표시를 하고 다니는 동안 해는 벌써 서쪽으로 기울고 있어 허둥지둥 마지막 표시를 하고 출발 지점으로 향했다. 몸은 땀투성이가 됐고 맨발은 상처로 더 걷기가 어려워졌다. 겨우 출발 지점에 도착하는 순간 해는 이미 지평선 너머로 기울었음을 보고 이제는 모든 것이 수포가 됐다며 신음을 한다. 그가 단념하고 멈춰 서려는 순간 사람들의 재촉하는 소리에 정신을 가다듬어 단숨에 언덕 위로 뛰어올랐지만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의 두 손은 모자를 꽉 움켜잡았다. 머슴이 달려와서 일으키려는 순간 그의 입에서는 피가 흘러내렸고 그는 이미 죽어 있었다. 머슴은 작은 삽을 들어 그의 머리서 발끝까지 6피드 길이의 무덤을 팠다. 그리고 그곳에 그의 시체를 묻었다. 농부의 땅에 대한 욕심은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욕심이 없다면 살기가 힘들다. 그러나 문제인 것은 끝이 보이지 않는 욕심이다. 다른 가치 있는 소중한 목표를 버릴 만큼 돈을 쫓는 것이야말로 악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목표는 얼마나 많이 소유하느냐 보다는 자기 몫의 삶을 어떻게 충실하게 살다 가느냐가 아닐까. 욕망은 욕망으로 억제되는 것이 아니라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이 생기면 저절로 사라지는 소욕지족小欲知足의 삶,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류인명 시인
전북시인협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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