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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요일별 특집

[온고을 문학산책] 고추꽃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1.06.15 18:13 수정 0000.00.00 00:00

ⓒ e-전라매일
하얗고 여린 앙증맞은 꽃
꽃구실 할까 염려 했더니

새순같은 고추가
푸르다가 빨갛다가
순하다가 맵다가
보드랍다가 단단했다가
씨앗 또릿또릿 만들어 가문 세워가니
제법 야물다

눈물 쏙 빠지게하는
매운 정은 어찌 간직 했을까

매운 맛은 황망하기만 한데
냉랭한 몸이 열받아 얼얼해지면
세상 때에 막힌 혈관이 터져 개운 해지곤 한다
눈물 회복은 축복이다

청량고추 한 꼭지
푹 삭은 감칠맛나는 빨간 고추장에 찍어
한 입 물면
혀끝 얼얼한 눈물 핑 도는 고추사랑
운명이려니 사명이려니
위로하다 격려하다 대견하여 자축하다
한 세월이 간다

꽃같은 젊음이 흰머리 성글어졌다.

<시작노트>
고추가 익어가는 계절이다. 밥상에 매운맛은 고추맛이다
밋밋하면 맛이 없다. 고추처럼 변화무쌍하여 한 자리 지키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얼얼한 매콤한 삶. 눈빛을 빛나게 한다.

/송영란
전북시인협회회원 임실지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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