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e-전라매일 |
|
봄과 함께 한 해의 시작이 새로웠습니다. 쏙쏙 올라오는 꽃소식에 마음이 바빠졌고 그 꽃들을 보러 떠나기도 하였지요. 매화와 산수유를 시작으로 동백은 이미 떨어져 바닥을 붉게 물들였지요. 철쭉을 보러 힘든 산행도 마다하지 않았지요. 꽃이 지니 마음이 스산할 것 같았는데 푸르른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푸조나무와 팽나무, 노거목이 줄지어 서 있는 담양천 둑길은 걷기 좋았습니다. 둑길 따라 조성된 나무숲, 그 아래 관방제림은 나무들의 역사를 알고 있는 증거로 물속의 깊은 그림자를 보여주었습니다. 햇볕이 가득한 곳에는 벌써 어리연꽃들이 듬성듬성 올라와 있고 물가의 수풀은 토끼풀꽃에 그늘을 만들어 주었지요. 담양의 관방제림은 담양읍 남산리 동정마을에서 황금리, 천변리까지 약 2킬로미터에 이른다고 합니다. 아름드리 푸조나무가 백여 그루가 넘고, 팽나무, 벚나무, 갈참나무, 곰의 말채나무 420여 그루가 자라고 나무에 번호까지 붙여 천연기념물로 보호하고 있답니다. 나무의 수명이 모두 몇백 년은 지난 것이 조선 후기부터 홍수를 막기 위해 제방을 만들고 인공림을 조성하였는데 선조들의 자연재해를 막는 지혜를 엿볼 수 있었지요. 소풍을 나온 유치원 어린이들은 새로 나온 잎을 찾지 못하지만 시원한 그늘은 몇 백 년이 된 나무가 내어 주는 것은 알겠지요? 반듯하게 네모난 큰 징검다리를 건너기도하고 물소리를 들으며 더위를 식힐 수 있고, 주변에 자전거를 빌려 한 바퀴 도는 것도 재미를 더 한답니다. 옛 선비들은 합죽선을 들고 평상에 앉아 시를 읊었을 자리가 군데군데 있고, 모처럼 가족과 함께 와서 도시락을 펴는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아, 그곳엔 국수 거리가 있어요. 옛날 국수집들이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 온 것은 아닌지요. 그 앞을 그냥 지나치는 이들은 없을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담양은 향교리 죽녹원을 빼놓을 수 없지요. 대나무 숲에 들면 음이온이 뿜어내는 공기로 시원하다고 느낀답니다. 원래는 야산이었는데 2003년에 담양군에서 공원을 만들어 대숲길이 무려 2킬로미터가 넘고 판소리 전수관, 송강 정철 유적지와 대나무 체험관이 있어서 좋아요. 영화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지요. 대나무 앞에 서서 찍은 사진을 보며 죽녹원도 같이 소개하였네요.
무더워지는 여름으로 가는 자연 앞에서 당당하게 즐길 자세가 필요합니다. 자주 야외로 떠나지 않더라도 알고 있으면 발길이 무심코 가기를, 좋은 풍경을 찾다 보니 어느새 여름으로 가고 있다고요. 선인들이 신록 예찬을 한 곳이라 생각하며 직접 찾아보는 길이 되어 보세요.
/김은유
시인, 전북시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