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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전라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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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중심 교동의 오목대를 지나 한벽루에 오면 한벽굴이 있다. 이곳은 원래 철로가 있던 자리로 40여 년 전에 기차가 이리역에서 삼례, 덕진, 현재는 전주 시청 자리 옛 전주역을 지나 이곳 한벽굴을 거쳐 남원으로 갔다. 지금의 철로는 전주의 변두리로 옮겨졌고 전주천의 발원지를 알 수 있는 추억의 길이 되었다. 철로가 없어진 자리는 오솔길이 되어 도시 안의 생태 공간 ‘도란도란 시나브로길’이 되었다.
예전에는 기찻길 옆에서 노는 아이들이 많았다. 이웃집 오빠들은 철로에 대못을 놓아 기차가 지나가기를 기다렸고 못이 납작하게 되면 썰매 지팡이를 만들어 타고 놀았다고 한다. 집집마다 아이들 노는 소리가 들리고 놀이를 찾아 기찻길 옆에서 기차를 기다렸다니, 추억의 한 장면이 펼쳐졌다.
전주 한옥 마을을 지나 벽화가 있는 자만 마을, 그리고 한벽굴 위의 한벽당은 승암산 기슭의 누각으로 조선 초기 문신 최담이 세웠는데 지금까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전주를 바라보면 옥같이 맑은 물이 바윗돌에 부딪히며 흩어지는 모습이라 하여 한벽당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한벽굴 길을 지나면 전주 자연 생태관이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처마 선을 이용하여 전면은 물고기 입을, 후면은 물고기 꼬리 모양을 하였다. 전주천 물속의 생명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곳은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자연 학습 공간으로 좋다.
전주를 알 수 있는 길 자연 생태관을 지나 ‘도란도란 시나브로길’로 들어섰다. 옛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고 볼거리가 많았다. 길 옆 시나브로길을 안내하는 지도에는 여섯 코스가 소개되어 있다. 전통 문화관을 시작으로 국립 무형유산문화원, 오목대, 자연생태관까지 둘러보았다. 승암산은 중바위로도 부르지만, 천주교 순교자들이 묻힌 이후로 치명자산이라 부르기도 하고, 전주시에서는 치명자산으로 표기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이에 치명자산인지 승암산인지 논쟁이 있다고 하는데 승암사가 있는 쪽은 승암산이라 하고 치명자 성지가 있는 쪽은 치명자산이라 하면 좋을 것 같다.
시나브로 길을 걷다 보면 2016년부터 지어 21년에 개관한 ‘세계평화의 전당’이 있는데 3층 건물로 정면에서 보면 마치 작은 바티칸시티가 안옥하게 앉은 모습이고 7개의 종이 보이고 순례객과 관광객을 위한 명상 문화 체험의 복합문화시설이 있어서 마음이 숙연해졌다. 우리 고장 전주 치명자산자락 아래 자리한 ‘세계평화의 전당’ 이름만 들어도 좋은 기운을 얻는 듯하였다. 전주천을 따라 걷다가 승암산의 승암사를 만나고 이름만 다른 치명자산을 만나고 또 다른 바람 쐬는 길을 만나니 발길 닿는 곳마다 보물 같은 추억을 새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