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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칼럼

우리 시대의 대사습놀이 어디로 갈까(3) 우리 시대 판소리 어떻게 만들까?

전라매일 기자 입력 2022.10.06 18:43 수정 0000.00.00 00:00

ⓒ e-전라매일
유명한 에너지 음료회사인 Red Bull이 문화 마케팅 일환으로 전 세계의 음악인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공연, 대담, 음악 작업 등 다양한 형태로 음악을 공부하고 즐길 수 있는 Red Bull Music Academy(RBMA)를 열었고, 2013년 드디어 ‘판소리와 힙합이 만나다! (레드불 랩판소리 베틀 홍대 V홀)라는 새로운 시도가 이루워저 큰 도전이 되었고 1회 대회엔 역시나 한국종합예술대의 판소리 전공자인 이승민씨가 대상을 받았다. 다음해 2회 대회는 한걸음 더 나아가 심사는 당시 원일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과 Mnet의 ‘쇼미더머니 시즌2’의 래퍼 MC 메타(이재현), 박칼린 음악감독이 담당했고, 더욱 풍성한 대회로 레드불 랩판소리 우승자는 래퍼 브레이가 차지, 신선한 반응이 되었다.
우리 고루해 보이는 판소리가 현실 음악 세상에 당당히 도전하고 그 가능성, 새로운 21세기 판소릴 지향하였다. 그러나 아쉽게 2회 대회로 그쳤다. 전주 대사습놀이가 살아나려면 어떤 몸부림이라도 처야하나? 과거 조선의 답답한 신분사회의 틈바구니 속에서 용케도 태어난 놀라운 예술 음악 판소리가 다시 오늘의 음악으로 당당히 살아남으려면 어찌해야 될까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작은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다른 또 하나의 시도가 JTBC의 풍류마당이었다. 2021년 지금까지 방송시장에서 철저하게 비주류 음악으로 분류된 국악을 소재로 국내 최초로 국악 크로스오버 경연프로그램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부제목인 ‘힙한 소리꾼들의 전쟁’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악 자체만을 다루기보다는 기존 대중음악과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감을 중요한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황교진 피디는 전통을 고수한 국악공연이 아니라 컨템포러리(동시대)의 음악과 교감할 수 있는 음악으로 치밀하게 엮어 내었다. 최근 경기민요를 기반으로 한 민요 록밴드 ‘씽씽’이나 ‘범 내려온다’로 신드롬을 일으킨 판소리 중심의 얼터너티브 팝밴드인 ‘이날치’가 대중 음악시장에서 그들의 존재를 보여주고 있었다. 풍류대장에서도 1위를 한 ‘서도밴드’ 역시 서양밴드구성에 판소리, 민요를 얹은 ‘조선팝’이란 새로운 장르를 선 보였고, 역시 국립창극단 소속의 소리꾼인 김준수가 전통 소리 수궁가에 아이돌 가수 빅뱅의 ‘뱅뱅뱅’을 매시업(두가지 이상의 노래를 합치는 편곡 방식)하여 새로움을 더 하였다. 고루한 전통 판소리 다섯마당에 신물난 젊은 소리꾼들이 현실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음악장르에 도전하고 실험하는 일들이 많아졌고 작은 성공과 관심을 불러 일을키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묻는다. 왜 전주 대사습놀이는 판소리 다섯마당 만을 고집하는가? 도리어 새로운 창작 판소리, 우리시대와 교감할 수 있는 소리를 만들기를 거부하는가? 아니면 아예 눈을 감아 버렸는가? 판소리 다섯 마당은 처음 판소리를 만든 이들이 찾아낸 조선시대 사회의 사람들의 마음과 그 모순된 현실을 정확하게 풀어낸 텍스트로 이 이야기에 자신의 소리를 입히고 주인공의 성격을 와 동작을 얹어 만들어낸 당시의 예술음악, 최선의 퍼포먼스로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음악으로 창작하었다. 그런데 15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오늘 현재시점에서 어떻게 당시 조선사람들의 현실과 정서를 담아낸 판소리 다섯 마당으로 무한 속도의 변화속에 붙잡혀있는 현대인의 마음에 어떻게 다가갈 수 있을까? 어떻게 공감하게 할 수 있는가? 왜 우리 시대 던져진 텍스트들, 우리 시대 아픔과 놀라운 현실들을 담아낸 이야기를 왜 판소리 음악으로 적용하지 못하는가? 전통이라는 감옥 안에 갖힌 춘향이와 흥부 놀부, 토끼와 자라 이야기만으로 어떻게 이 복잡한 현대인의 마음을 위로 할 수 있을까? 6.25전쟁의 피흘린 아픔을 서술한 조정래의 태백산맥의 비극적 아픔을 판소리로 풀어내면 어떨까? 전라도 풀뿌리 숨결을 그대로 그려낸 최명희의 소설 혼불, 소리내어 읽기만 해도 판소리가 될 수 있다는 그녀의 혼불을 판소리 장편 시리즈로 만들어 낼 수 없을까? 순창 회문산에 살았던 빨치산 이현상의 한숨 소리와 외침이 소리로 뒤집어 낼 수 없을까? 근래 아직도 끝나지 않은 노래인 광주의 5.18 이야기, 최근 에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동대문시장의 전태일 열사의 땀방울 그린 ‘태일이 이야기’도 만화영화로까지 표현되는데 판소리 가락으로 담아내 보면 어떨까? 월북한 죄로 아깝게 사라진 일제 강점기의 명창 박동실을 다시 발굴해 내어 외손자였던 김정호의 하얀나비 노래로 다시 그려내 볼 수 없을까? 그가 마주쳤던 우리 시대의 이념과 사랑을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했던 판소리로 만들어 당당히 그를 숙청시킨 북한 지도자들에게 거꾸로 그의 놀라운 전라도 음악성을 부활시켜 보여주면 어떨까?
조선시회의 엄혹한 현실에서도 소리를 만들어낸 그 치열함으로 우리시대의 아픔과 설움을 우리시대의 판소리로 만들어 내야할 시대적 명령이 바로 우리 앞에 던져져 있다. 예술 혼의 백성 전라도인이여 한반도여 연변의 만주땅, 사할린을 넘어 카가자흐스탄, 모스크바, 오사카 뉴욕의 백성들이여 어찌할 것인가?

/최공섭
프리랜서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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