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e-전라매일 |
|
카멜레온(chameleon)은 뱀목 카멜레온과에 속하는 파충류의 총칭이다. 한문 이름인 칠면석척(七面蜥蜴)은 일곱 가지 얼굴을 지닌 도마뱀이라는 뜻이다. 눈을 각각 360도로 굴리는 능력이 있어서 시야에 있어 사실상 사각지대가 없다.
카멜레온의 특징은 체색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변하는 색은 도마뱀의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표현이며 주변 환경에 맞춘다. 신기하게도 이런 색상 변화는 놀라운 위장 효과를 보여 준다. 그래서 천적들에게 먹히지 않는 데에 도움이 된다. 또한 피부색 변화는 기온과 기분에 따라 바뀐다. 두려움을 느끼면 체색이 어두운 고동색 톤으로 바뀐다. 화가 났을 때는 체색이 붉으락푸르락해진다. 이것은 스스로를 화려한 색으로 바꿔서 독이 있는 동물처럼 위장하는 것이다. 때로는 다른 카멜레온과의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체색의 변화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위장색은 카멜레온의 서식지인 숲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진화한 것이다. 과연 위장의 명수다운 면모이다. 반면에 감정적 경향이 확실한 인간은 정신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문학이라는 수단을 쓴다. 문학 작품을 읽음으로써 작품 속에 형상화된 인간의 삶과 세상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새로운 감정 세계를 창조하고 삶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심화시켜 준다. 상상력과 감수성을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게 해 준다. 또한 타인의 기쁨과 슬픔, 고통과 노여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주고 카멜레온의 눈동자처럼 주변을 살필 수 있게 해 준다.
세상은 잡동사니 철광석이 들끓는 용광로와 같다. 진리와 진실보다는 수단과 방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자유와 정의보단 권력과 금권을 따라가기도 한다.
문학은 이처럼 용광로 속에서 끓고 있는 삶의 문제들을 어떻게 녹여내야 할 것인지를 알려 준다. 서로 이질적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가 조화롭고 평화로운 공동체로 변모해 나갈 수 있도록 문학은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준다.
카멜레온은 위장한 것이 아니라 환경에 적응한 것이고 진화한 것이다. 카멜레온이 환경에 어울리게 변화를 꾀하듯이 문학은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적응할 수 있게 하는 지혜를 준다. 카멜레온이 서식지에서 생존하기 위해 진화하듯이 우리도 넓은 시야를 가지고 주변 환경에 맞는 문학적 감수성을 지녀야 한다.
가을은 문학의 계절이다. 깊어가는 가을 속으로 풍덩 빠져볼 만하다. 카멜레온처럼 문학의 계절에 적응하는 것도 생존을 위한 진화이기 때문이다.
/이두현 시인
전북시인협회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