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5일 오전 김관영 전라북도지사가 완주군청을 방문해 예정된 ‘완주군민과의 대화’를 추진했으나, 완주군민과 완주군의회의 거센 반발로 결국 행사 자체가 무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지난해 7월, 올해 3월에 이어 세 번째로 발생한 파행이다.
이날 오전 10시경 김 지사는 완주군청 내 문화예술회관 진입을 시도했으나, 통합 반대 주민 300~700여 명(언론사마다 상이)이 ‘결사 반대’ 깃발을 들고 복도․건물 입구를 봉쇄했다. 일부 주민은 차량 통로를 막으며 극렬 항의했고, 완주군의회 의원 10명도 삭발시위로 합세했다.
이에 김 지사는 공개 일정으로 사전 협의를 위한 군수 면담(유희태 완주군수)과 기자회견장 방문은 소화했으나, 애초 명분인 ‘군민과의 소통’은 전면 취소됐다. 완주군민과의 대화는 공식 일정에서 제외됐고, 김 지사는 뒷문을 통해 긴박하게 떠났다.
“대화보다 반대의 벽이 먼저” 도지사 유감 표명
김 지사는 오후 전북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태에 대해 “대화 자체가 원천적으로 차단됐다”며 “심각한 유감”을 표했다. 지난해 7월, 올해 3월에 이어 세 번째 파행이자, 통합 논의를 위한 최소한의 공론 기회가 사전 봉쇄된 점을 꼬집었다.
그는 “민주주의는 차이를 조율하고 토론으로 풀어가는 과정”이라며 찬성·반대 측 모두 상호 존중하며 대화를 이어갈 필요를 거듭 강조했다. 또한, “공식·비공식 모든 채널을 통해 완주군민의 목소리를 듣고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통합 추진 난항…“공감대 부족” vs “정치적 폭주” 충돌 격화
전주–완주 행정통합은 3년 전 상생 협력사업으로 시동이 걸렸으며, 찬성 측은 시민단체 차원에서 6,000여 명 서명을 제출, 주민투표 추진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그러나 완주군민 대부분은 “도지사와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른 일방 강행”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완주군의회 역시 이날 집회에서 “군민의 동의 없는 통합 추진은 정치 폭주”, “완주의 자치권·정체성이 훼손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삭발식까지 감행하며 통합 반대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김 지사는 이에 대해 “통합은 지역 발전의 구조적 선택”이며, “올림픽 유치, 광역교통 법 개정, 새 정부 정책 등 긍정 요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주민투표를 통해 민주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주민투표 일정도 안갯속…행안부 동력 상실 위기
전북도와 전주시는 오는 8월 말~9월 초 내 주민투표를 통해 찬반 의사를 묻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번 방문 파행으로 공론화 여건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행정안전부 또한 “충분한 지역 공감대가 선행돼야 주민투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추진 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만일 이번 반발 여론이 지속될 경우, 법 개정·행정 절차 시간 등을 고려할 때 2025년 내 통합 실현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김 지사는 “공식 또는 비공식 경로 등을 통해 대화를 계속하고, 행안부와 협의해 주민투표 절차를 정상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치권 향후 전략·변수는?
이번 사태는 2026년 지방선거 1년 전, 김 지사에게도 정치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도민 공감대 낮은 상태에서 통합을 강행할 경우, 정치적 리스크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통합 지연 문제가 완주 경제·교통 발전을 저해할 경우, 찬성 측에서는 반발 여론을 통합 찬성 여론으로 돌려세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전북도는 찬반 여론 모두를 아우르는 공론판 마련 및 투명한 주민투표 준비 체계를 강조하며, 통합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향후 공론화 실무와 일정, 여론 동향 등에 따라 전주시·완주군 및 행안부 간 협의 구도와 정치적 셈법은 급변할 여지가 크다./송효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