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은 유난히 무겁다. 끝나지 않는 경기침체와 치솟는 생활물가, 불안정한 국제 정세가 서민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다. 장바구니 물가는 가볍지 않고, 기름값·전기요금 같은 고정비 부담은 오히려 더 커졌다. 취업난과 자영업자들의 매출 부진, 농수산업의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올해 명절은 더 빠듯하다”는 말이 곳곳에서 들린다. 하지만 어려움이 클수록, 서로의 마음을 보듬고 함께 나누는 공동체적 온기가 더욱 절실하다. 추석은 본래 가족과 이웃이 정을 나누고, 공동체가 다시금 연결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추석 명절 종합대책’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안정적인 지역경제 △전방위적 민생지원 △불편 없는 편의지원 △빈틈없는 안전대응 등 4개 분야 14개 과제를 마련해 민생 불안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성수품 물가 안정, 지역사랑상품권 확대, 소상공인 자금 지원, 취약계층 돌봄, 교통·의료·환경 관리, 재난 대비까지 전방위적 조치를 담았다. 그 핵심은 “더불어 살피고, 함께 나누는 명절”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물가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이다. 배추, 사과, 소고기, 갈치 등 추석 핵심 성수품 21종에 대한 관리·점검과 지역사랑상품권 할인 한도를 대폭 늘려 소비자들의 지갑 부담을 덜어준다. 소비를 늘린 만큼 일정 부분을 되돌려주는 ‘상생페이백’ 제도는 도민들의 소비 여력을 살리고, 지역 상권에도 활기를 불어넣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또한 취약계층을 돌보는 세심한 대책도 마련됐다. 저소득 가정, 독거노인, 사회복지시설, 노숙인과 결식아동까지 다양한 대상에게 현금과 물품, 돌봄 서비스를 지원한다. 누군가는 명절을 더 쓸쓸히 보내야 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줄이고, 공동체가 함께한다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조치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긴급자금 지원은 지역 경제의 숨통을 틔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연휴 전후로 자금이 막히면 정상적인 경영 자체가 어렵다. 보증 지원 기간을 단축하고, 체불 임금 예방을 위한 합동 점검에 나서는 것은 민생의 최전선에서 필요하다.
교통·의료·환경 분야의 편의 대책도 도민들의 안전과 편안한 명절을 위해 빼놓을 수 없다. 버스와 철도를 증편해 귀성객의 불편을 줄이고, 공영주차장을 무료 개방하는 것은 체감도가 높은 정책이다. 응급의료기관 비상진료 체계, 쓰레기 특별수거, 재난 대비 상황실 운영은 혹시 모를 위기에 대비한 안전망이다.
물론 이러한 정책적 대책만으로 모든 어려움이 단번에 해소되지는 않는다. 여전히 생활은 빠듯하고, 앞날의 불확실성은 크다. 다만, 추석 명절의 본래 의미를 놓쳐서는 안 된다. 추석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풍요와 나눔을 상징한다. 풍요는 단순히 물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풍성함에서 비롯된다. 가족과 이웃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작은 것을 나누며 웃음을 만드는 것이 바로 추석이 지닌 힘이다.
지금은 모두가 어렵다. 그럴수록 소중한 것은 “나만 힘든 것이 아니다”라는 공감, “함께라면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다. 한 끼 음식을 나누고, 안부 전화를 걸고, 외로운 이웃을 찾아가는 작은 행동이 추석의 가치를 지켜낸다. 그것이 곧 행복의 출발점이다.
도의 종합대책은 행정이 할 수 있는 몫을 다하겠다는 약속이다. 하지만 진정한 행복한 추석은 정책이 아닌 시민 개개인의 따뜻한 마음에서 완성된다. 모두가 어렵지만, 바로 그 어려움 속에서 함께 웃고 나눌 수 있다면 올해 추석은 결코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가족과 이웃, 지역 공동체가 하나 되는 명절. 그것이야말로 위기를 극복하는 힘이자, 더 나은 내일을 여는 희망의 씨앗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