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를 전북특별자치도로 이전하도록 하는 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전주시을)이 최근 농협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농협의 중심을 농생명 수도 전북으로 옮겨야 한다”고 발표했다.
균형발전 명분은 강하지만, 실제 이전까지는 법 개정뿐 아니라 농협 내부의 의결이라는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농협중앙회 주된 사무소를 현행 ‘서울특별시’에서 ‘전북특별자치도’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농업협동조합법 제115조는 “주사무소는 서울특별시에 둔다”고 명기하고 있다. 법률에 수도권 주소지가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이전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다.
전북 이전의 명분은 분명하다. 전북에는 농촌진흥청을 비롯해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등 이른바 ‘4대 농업 연구기관’의 본원이 모두 자리 잡고 있다.
또한 국가식품클러스터(익산), 한국식품연구원 등 농생명 관련 기관 23곳이 집중된 국내 유일의 농업·식품 융합 클러스터다. 정부 기록과 기관 안내에 따르면 이러한 기관들의 본원·주요 기능은 실제로 전북에 존재한다는 점이 확인된다.
그러나 ‘법이 바뀌면 바로 이전된다’고 보는 건 섣부른 기대라는 지적도 있다. 이유는 농협중앙회가 공공기관이 아니라 협동조합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나 행정안전부가 이전을 지시할 수 있는 공공기관 지방이전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농협 정관 제22조에 따르면 ▲조직 변경 ▲중요 자산 처분 등의 경우 ‘대의원회 의결’이 필요하며, 이는 전국 농협 조합장들의 표결로 결정된다.
즉, 국회에서 법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전국 조합장들의 동의’ 없이는 이전할 수 없다.
농협 내부 고위 관계자도 익명을 전제로 “농협은 조합원 중심 조직이기 때문에 본사 이전은 결국 조합원·조합장의 의사가 핵심”이라며 “법 개정이 모든 절차의 끝이 아니라 오히려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전 비용 문제도 장애물이다. 농협중앙회는 서울 여의도를 비롯해 강남본부, 세종사무소 등 여러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
과거 국회의 보고 자료에는 이전 비용이 최소 수천억 원대가 될 수 있다는 추정이 제시된 바 있으나, 농협 자체는 공식적인 비용 산정 결과를 아직 내놓지 않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정치적·상징적 메시지로서 던지는 효과가 적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도권 과밀과 농촌 소멸 위기 속에서 “농협의 중심이 농지 가까이에 위치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 자체가 중요한 흐름이라는 것이다.
전북도가 추진 중인 2036 전주하계올림픽·농업생명경제 전략 등과 맞물리며 지역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법 개정과 조합원 설득이라는 두 단계의 관문을 넘어야 하는 만큼, 실제 이전까지는 상당한 정치력과 협상 과정이 필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