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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고장은 일상, 수리는 지연” 시 투명페트병 회수기 운영 논란

이강호 기자 입력 2025.11.26 15:12 수정 2025.11.26 03:12

“유지보수 기준 없이
설치가 목적된 사업”

전주시가 투명페트병 무인회수기를 40여 대 설치해 운영하고 있지만, 고장과 장기 정지, 관리체계 부실로 인해 시민 불편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시의회에서 제기됐다. 투명페트병 배출 편의를 높여 자원순환을 활성화한다는 본래 목적이 사실상 무력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21일 열린 전주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최서연 의원은 “현재 운영 실태를 보면 기계 설치가 목적이 된 사업처럼 보인다”며 구조적 문제를 집중적으로 짚었다.
최 의원은 먼저 설치 목적과 부합하는 장소 선정이 이뤄졌는지 따져 물었다. 무인회수기 41대 중 39대가 주민센터에 집중된 점을 지적하며 “유동량, 이용 패턴, 수요 분석 없이 설치 가능한 장소 위주로 배치된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운영 과정의 잦은 고장도 도마에 올랐다. 제출 자료에 따르면 기기당 평균 5회 고장이 발생했고, 특정 장비는 16회나 고장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수리 기간도 길다는 점이다. 고장 후 재가동까지 최소 2주, 길게는 2달 이상 걸리는 사례도 있었다. 최 의원은 “이 정도면 ‘일시적 고장’이 아니라 사실상 ‘상시 고장’”이라고 꼬집었다. 용량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회수기 한 대의 용량은 약 1,000개인데, 주당 평균 약 1,100개가 투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처럼 주 1회 수거 체계가 유지될 경우 고장이 없어도 자동정지 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최 의원은 “시민들이 매주 ‘이용 불가’ 상황을 겪는 구조”라며 수거 체계 재점검을 촉구했다.
유지관리 방식도 허점이 드러났다. 전주시는 무인회수기를 1대당 약 1,800만 원에 직접 구매해 총 7억4천만 원가량을 투입했지만, 업체와의 유지보수 체계는 명확한 계약 기반이 아니라 ‘무상관리’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또한 전주시 안에서도 민간 기업이 설치·운영하는 투명페트병 회수기가 20곳 넘게 운영 중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사전 검토 없이 장비만 대량 구매한 것이라면 시민 편의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단순한 설치 사업이 된다”고 지적했다.최 의원은 “지금과 같은 구조라면 시민들이 편리하게 재활용을 배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사업 목적은 달성될 수 없다”며 전주시의 근본적인 운영·관리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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