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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군정

민선 8기 전주·완주 통합 사실상 무산… 남은 건 피로감과 과제뿐

송효철 기자 입력 2025.11.26 17:40 수정 2025.11.26 05:40

행안부 결론 미루는 사이 일정 물리적 한계… 지역사회 “네 번째 실패, 더 이상 소모 안 된다”

전주와 완주군의 행정통합 논의가 또다시 좌초됐다. 주민투표 결정권자인 행정안전부가 최종 판단을 미루면서, 민선 8기 내 통합시 출범이라는 일정을 더 이상 맞출 수 없게 된 것이다. 지난 7월 ‘통합추진준비위원회’가 출범하며 10년 만에 다시 불붙었던 논의는 결국 네 번째 실패라는 이름을 남기고 사실상 종료 국면에 들어갔다.

전주시는 25일 간담회에서 “현 시점에서 민선 8기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공식 인정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행안부의 판단이 지연되면서 내년 6월 통합시장 선출 일정이 사실상 사라졌다”며 “2030년 통합시 출범을 긴 호흡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번 통합은 틀어졌다’는 선언이다.

완주군 역시 숨은 입장을 내비쳤다. 주민 여론이 여전히 부정적이고, 통합이 가져올 손익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제시가 없었다는 불신이 누적됐다.

완주군민 사이에서는 “4번째 통합 논쟁”, “또 시작이냐”는 피로감이 더 컸다. 통합추진연합회와 반대 단체의 대립, 잇단 공청회와 토론회는 결국 방향을 찾지 못한 채 끝났다.

최근 시·군 조례안 대비와 의견 수렴 작업이 이어졌지만, ‘주민투표 실시 여부’라는 절대적 관문 앞에서 행안부가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모든 일정은 꼬였다.

“주민투표를 띄우기도, 포기하기도 어려운 정치적 부담”이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지난해 이후 벌어진 계엄 의혹, 내란 특검 등 중앙 정치 이슈까지 겹치며 정부가 지역 통합 문제에 적극 나설 여건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지역 사회는 이번 무산을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본다. 1997·2009·2013년에 이어 네 번째 좌초다.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전주와, 실익이 불투명하다는 완주 사이의 시각차는 전혀 좁혀지지 않았다. ‘통합하면 손해 본다’는 완주군민의 불안, ‘통합하지 않으면 전주는 성장 동력을 잃는다’는 전주시의焦急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수십 년째 반복되는 통합 논쟁은 더 이상 행정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정치의 불신 구조를 드러낸 사례”라고 평가한다. 실질적 상생 방안 없이 ‘통합이 답이다’만 외친 구도에서는 주민 신뢰가 쌓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다만 논쟁은 일단락됐지만, 지역 발전의 과제는 남았다. 전주는 광역경제권 확장이라는 과제 앞에서 새로운 외연 전략을 모색해야 하고, 완주는 재정·인구 구조 변화에 대비할 대안이 필요하다. 통합이 멈춘 자리는 결국 양측 모두의 미래 숙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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