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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지역대학의 존립 위기, 전북도의 더 치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5.12.01 13:26 수정 2025.12.01 01:26

국회미래연구소의 전망은 충격적이다. 2036년 전후 전국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이 80% 이하로 떨어지면서 상당수 대학이 생존 자체를 위협받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 선호가 겹친 지역대학은 존립의 벼랑 끝에 놓였다. 20년 후 대학의 절반이 문을 닫는 ‘절반 소멸 시대’가 예고되는 상황에서, 대학 문제는 더 이상 교육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의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다.
정부는 고등교육 정책의 해법으로 ‘글로컬대학 30’과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제시했다. 글로컬 사업은 지역대학의 혁신과 지역 상생을 목표로 하고, 서울대 10 프로젝트는 지방거점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연구·교육기관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취지는 나쁘지 않다. 수도권 편중을 완화하고 지역대학의 체질 개선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두 사업 모두 지방거점국립대 중심으로 설계되면서 비거점국립대와 지방사립대는 구조적으로 배제될 가능성이 커졌다. 전북만 보더라도 도내 17개 대학 가운데 사업에 포함된 곳은 전북대학교, 원광대학교, 원광보건대학교 등 단 세 곳뿐이다. 교육 생태계 전체를 고려하면 균형 있는 정책이라 보기 어렵다.
최근 전주대학교와 호원대학교 연합이 글로컬대학 30 본 지정에서 탈락한 것은 구조적 문제의 단면을 보여준다. 일차적 책임은 기부채납을 반대한 대학 이사회에 있다더라도, 전북도가 전략적 설계에서 충분한 교섭력과 조정 능력을 발휘했는지는 의문이다. 교육과 지역 전략이 연결되는 중요한 국면에서 도는 조력자에 머물렀고, 그 결과 지역의 두 주요 사립대가 중대한 기회를 놓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까지 더해지면서 지방정부의 부담은 더 커졌다. 2조 원 규모의 고등교육 권한을 지자체로 이양한다지만, 대학 구조조정이라는 ‘고통의 칼자루’를 지방에 넘겼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로 대학 구조조정은 정부조차 회피해온 난제이다. 재정은 한정돼 있고 이해관계는 복잡한데, 이를 도 단위에서 모두 조정하라는 것은 과도한 책임 전가에 가깝다. 그럼에도 RISE 체계가 주어진 이상, 전북도는 이를 단순 관리가 아닌 ‘미래 전략’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
지방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 소멸의 위기다. 한 대학이 지역에 미치는 경제·고용·문화적 파급력은 중견기업 하나에 비견된다. 이미 남원 서남대학교 폐교, 군산 서해대학 폐교 이후 해당 지역의 소비 기반이 붕괴되고 청년 인구가 급감한 사례는 뼈아프다. 대학이 사라진 뒤 지역이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수년이 아니라 수십 년이다.
따라서 도내 대학 전체가 지속 가능한 체계를 만들 수 있도록 전략적 조정이 필요하다. 또 거점국립대 중심 정책 속에서 사립대·전문대가 고사하지 않도록 균형 잡힌 고등교육 생태계를 설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RISE를 활용해 지역산업과 대학의 연결을 강화하고, 대학이 지역혁신의 플랫폼으로 기능하도록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만 지방대학이 위기에서 벗어나고, 지역산업 쇠퇴, 청년 인구 유출, 지역 공동화 등 모든 위기를 막을 수 있다. 지금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수십 년간 지역은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길 것이다.
지역대학의 위기를 지역 소멸의 위기로 번지지 않게 하려면, 더 치밀하고, 더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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