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세미나·춘향전 사전(2019.5.9)
△춘향전은 근대적 시민정신의 발아
춘향전이 단순한 사랑이야기가 아닌 근대적 인간상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 됐다. 9일 전북 남원시 춘향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춘향문학회가 개최한 ‘춘향전의 현대적 재조명’이란 학술심포지엄에서 나온 말이다. 윤석산 한양대 명예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이기는 데에만 주력하는 우리 사회적 풍토에 필요한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춘향전에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학을 중시 여기던 조선조를 풍미했던 소설로 유교적 가치관을 담고 있지만 상반되게도 유학적 이데올로기에 저항하고 있다”며 “신분사회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양반의 자제와 천한 퇴기의 딸 사이의 사랑이라는 유교적 신분사회에 대한 도전 구조이면서 유교사회의 근간인 ‘열(烈)’을 구현시킨 소설이다”고 전했다.
김동수 백제예술대 명예교수는 토론문을 통해 “변 사또의 폭정에 항거하는 춘향전의 저항성이 훗날 동학혁명을 불러일으킨 민중적 저항으로 이어지는 ‘근대적 시민 정신의 발아’였다”고 말했다. 이어 “서양의 톨스토이와 투르게네프의 소설이 러시아 노예해방을 촉발하고 스토우 부인의 ‘엉클 톰스 캐빈’이 미국 남북전쟁의 도화선이 되었던 것처럼 춘향전이 근대적 민중의식을 일깨우는 마중물이었다”며 “이는 민중이 정치세력으로 등장해 탐관오리를 응징하는 프랑스 시민혁명보다 100여년이 앞선 한국적 근대시민의식의 발원지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학술심포지엄은 광한루 600주년을 기념하는 춘향제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되었으며 춘향전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는 계기로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학술심포지엄 개최를 축하하기 위해 이용호 국회의원, 이환주 남원시장, 윤지홍 남원시의회 의장, 윤영근 예총 남원시 지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환주 남원시장은 축사를 통해 “남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춘향전’은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 진 우리의 대표적 고전작품으로 남원시민의 자긍심을 일깨우는 소중한 문화자원이다”며 “그동안 ‘춘향전’에 대해 다각적인 논의가 있었고 그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많은 노력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춘향전’에 대한 ‘학술심포지엄’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며 다양한 논의로 작품의 품격과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토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홍욱 기자 ico40176@daum.net(타파인 신문)
△『춘향전 사전』을 펴내면서
남원은 한국고전문학의 본향이다. 불멸의 고전소설 ‘춘향전’과 ‘흥부전’, ‘만복사저포기’, ‘최척전’, ‘홍도전’ 등 5대 고전의 발상지와 그 배경이 남원이다. 이는 남원만이 지니고 있는 풍부한 문학자원이 보유되고 있어서 고전소설의 무대가 된 것이다.
고전문학은 우리민족 고유의 정서와 삶의 가치를 문학적 형식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그래서 남원은 고전소설의 발상지라는 역사적 긍지 아래 이러한 고전 작품들을 중심으로, 민족문화와 향토민속제가 오늘에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춘향전’은 남원지방의 사투리와 속담, 풍속어가 풍부하게 아로새겨진 고전 중의 고전이면서 또한 난해한 고사성어와 지명, 인명들이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는 한민족 정서의 보고라 하겠다.
그러나 모든 고전소설이 그렇듯이 말 그대로 고전이기 때문에 오늘의 세대들에게는 읽기도 부담스럽고 이해하기도 어려워 대중들로부터 차츰 멀어져 가고 있다. 이런 연유로 남원에 살고 있는 문인들이 이를 안타깝게 여겨, 3년여에 걸친 작업 끝에 ‘춘향전’에 등재된 어휘풀이 사전을 발행하게 되었다.
완벽하다고 자부할 수는 없지만, 그런대로 다양한 자료에 의해서 여러 문인들의 수고로 이루어낸 결실이다. 국문학과 국어학 그리고 국악계의 연구 자료가 될 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좀더 재미있게 ‘춘향전’을 다시 읽어 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2024년 11월, 춘향전사전 편찬위원회(글: 김동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