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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공공기관 2차 이전, ‘선택과 집중’과 정치적 결집 절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5.12.23 13:06 수정 2025.12.23 01:06

정부의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전북특별자치도 전역이 분주해지고 있다. 인구 감소와 산업 침체라는 이중의 위기에 직면한 지역으로서는 공공기관 이전이 단순한 지역 개발 사업이 아니라, 지역의 혈맥을 다시 잇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익산시가 선제적으로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한 중점 유치 대상 기관을 선정하며 전략 수립에 나선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이전은 ‘의욕’만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싸움이 아니다. 전국 200여 개 지자체가 사활을 걸고 뛰어드는 상황에서 전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냉정한 선택과 집중, 그리고 정치적 결집이 필수 조건이다.
우리는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 실패라는 뼈아픈 경험을 상기해야 한다. 전북은 입지와 명분에서 뒤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치밀한 논리 구성과 정치적 총력전에 밀려 좌절을 맛봤다. 이는 국가 단위 대형 사업 유치가 단순한 당위나 지역 형평성 논리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정부의 국정 기조와 맞닿은 전략, 그리고 이를 밀어붙일 정치적 힘이 결합하지 않는다면 결과는 또다시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
이번 공공기관 2차 이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백화점식 유치 전략’이다. 많은 기관을 나열하며 가능성을 넓히는 방식은 오히려 전북의 메시지를 흐릴 수 있다. 농생명 바이오, 식품 산업, 탄소 융복합, 재생에너지 등 전북이 비교우위를 가진 전략 산업과 직접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핵심 기관을 선별해 집중 공략해야 한다. 공공기관 이전의 본질은 건물 이전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조성과 인재 유입, 지역 혁신의 촉진에 있다. “왜 이 기관이 전북에 와야 국가 경쟁력이 높아지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승산은 없다.
익산의 경우 호남의 관문인 KTX 익산역을 중심으로 한 교통 접근성과 전주·군산·김제 등 인근 도시와의 연계 가능성을 최대한 부각해야 한다. 이는 단일 도시 논리를 넘어 ‘전북권 메가 생활·산업권’ 형성이라는 큰 그림으로 확장될 수 있다. 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의 해법으로 거점 도시 육성을 강조하는 만큼, 전북 역시 거점 논리로 승부해야 한다. 물론, 반드시 익산이 아니어도 좋다.
하지만 공공기관 이전은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개입되는 국가적 사안이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지역 정치권은 도내 시군 간 과열 경쟁을 조율하고, 전북 전체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원팀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전북 정치권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다른 지역의 조직적 압박에 밀려 또다시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아울러 유치 이후를 내다본 정주 여건 개선 청사진도 필수적이다. 이전 기관 종사자와 가족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교육·의료·주거·문화 인프라 확충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이는 정부의 평가 과정에서 지역의 준비성과 진정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전북특별자치도의 향후 수십 년을 좌우할 중대한 분수령이다. 전략과 실행력이 중요하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결집된 정치적 역량으로 반드시 전북의 판을 바꿔야 한다. 전북의 미래를 여는 문을 스스로 열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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