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가 최근 복합 기상 재난 상태에 빠졌다. 이른바 황사·건조·일교차의 ‘삼중고’에 처해 있는 것이다. 현재 전북지역 전역은 황사와 미세먼지, 극심한 대기 건조, 큰 일교차라는 ‘삼중고’에 동시에 노출돼 있다. 계절적 불편을 넘어 도민의 건강권과 농축산업 기반을 위협하는 비상 상황이다. 기후변화가 일상화된 시대라지만, 한 지역에 이처럼 복합 위험이 겹친 사례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는 대기질 악화에 대한 대응이다. 최근 유입된 황사로 일부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기준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22일부터 중국발 황사가 유입되면서 전북 서부·중부권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됐고, 익산 춘포면에서 농도가 781㎍/㎥까지 치솟았다. 이는 ‘매우 나쁨’ 기준의 5배로, 호흡기·심혈관 질환자들의 입원이 증가할 수 있다. 2025년 3월 황사 때도 전북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며 기침·두통 호소가 잇따랐다.
이는 단순한 시야 저하 문제가 아니라 심혈관·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키는 직접적 위험 요인이다. 특히 노약자와 영유아, 기저질환자는 외출을 최소화하고, KF94 등급 이상의 마스크 착용과 실내 공기질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학교와 공공기관은 실외 활동 조정, 공기정화 설비 점검 등 즉각적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 행정은 취약계층에 대한 마스크·공기청정기 지원과 대기질 실시간 정보 제공을 더욱 촘촘히 해야 한다.
건조 특보와 강풍은 산불 위험을 극도로 끌어올린다. 봄철 산불은 대부분 부주의와 불법 소각에서 시작된다. 작은 불씨 하나가 대형 재난으로 번지는 데는 단 몇 분이면 충분하다. 농가의 논·밭두렁 소각을 엄금하고, 산림 인접 지역의 인화물질을 사전 제거해야 한다. 도와 시·군은 산불 감시 인력 확충, 드론·헬기 상시 대기 체계 강화, 축사·창고 주변 방화선 점검 등 선제적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재난은 예방이 최선의 해법이라는 원칙을 다시 새겨야 한다.
10도 안팎을 오가는 일교차도 간과할 수 없다. 급격한 기온 변화는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염성 질환을 부추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체온 관리, 충분한 수분 섭취, 규칙적 생활이 기본이다. 의료기관과 보건소는 취약계층 건강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감기·호흡기 질환 확산에 대비한 진료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농축산물 피해다. 황사는 작물의 기공을 막아 광합성을 방해하고, 큰 일교차는 서리·동해를 유발해 초기 생육을 저해한다. 축산 농가는 환기와 보온을 병행하고, 전해질·영양 보강으로 가축 스트레스를 줄여야 한다. 축사 습도 관리와 전기 설비 점검은 화재 예방의 기본이다. 행정은 피해 예방 자재 지원과 보험·재해 보상 절차를 신속히 안내해 농가의 불안을 덜어야 한다.
이번 ‘삼중고’는 기후위기가 추상적 담론이 아님을 보여준다. 대기오염과 자연재해는 이제 관리해야 할 상시 재난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미세먼지 저감, 산불 예방, 농가 지원을 아우르는 통합 대응 체계를 재점검하고, 취약계층 보호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 도민 또한 마스크 착용, 소각 금지, 체온 관리라는 기본 수칙을 지키는 시민적 연대가 필요하다.
작은 실천이 모여 공동체를 지킨다. 지금 울리는 경고음을 가볍게 넘기지 말자. 촘촘한 행정과 성숙한 시민의식이 결합할 때, 전북은 기후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전한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다. 도민의 건강과 농축산업을 지키는 일이야말로 지금 우리가 최우선으로 선택해야 할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