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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지방의원 출마 사퇴 요건 완화, 기대와 우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3.16 13:00 수정 2026.03.16 01:00

국회는 최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핵심은 지방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의 선거 출마 사퇴 규정을 대폭 완화한 것이다.

기존에는 해당 지방자치단체 내 선거 출마 시 선거일 30일 전까지 직을 사퇴해야 했으나, 이제 같은 시·도 관할 범위 내에서는 광역·기초 구분 없이 의원직이나 단체장직을 유지한 채 출마할 수 있게 됐다.

기초의원이 같은 시·도의 광역의원 선거에, 광역의원이 지역 내 기초단체장 선거에 도전할 때도 사퇴가 면제된다. 올해 6·3 지방선거부터 즉시 적용된다.

이 개정의 가장 큰 기대효과는 의정 공백 최소화다. 그동안 상급 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한 의원으로 인해 지역 의정 활동이 중단되고, 보궐선거나 행정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가 반복됐다. 개정안은 이러한 공백을 줄여 주민 대표로 역할을 지속할 수 있게 한다. 지방의원의 정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지방자치의 활력을 높인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실제로 일부 지방의회는 “지방정치의 역동성을 제고하는 계기”라며 환영 의사를 밝혔다. 발의·주도한 신정훈 행정안전위원장(더불어민주당) 역시 “주민과 가장 가까운 생활정치의 출발점”이라며 지방자치 발전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 등 여야가 공감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방의원이 더 넓은 무대에서 도전할 수 있게 돼 유권자 선택권도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핵심은 ‘공정성 훼손’이다. 현직을 유지한 채 출마하면 인지도와 정책 결정권 등 ‘현직 프리미엄’이 선거에 그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단체장의 경우 인사권과 예산권을 가진 행정 조직이 정치적으로 활용될 위험이 제기된다. 시민사회와 정치권 일부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형성돼 도전자들의 공정한 경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본다. 이미 사퇴한 예비후보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개정 시점에 맞춰 출마 준비를 한 의원들은 불이익을 호소하고, 선거 과열과 현장 혼선 우려도 나온다.

해외의 경우 더 엄격하고 신중하다. 미국 일부 주의 ‘레진 투 런(Resign-to-run)’ 규정, 프랑스의 공직 겸직 제한, 영국의 공적 자원 선거 활용 금지 등은 권력 집중과 불공정을 막기 위해 사퇴 의무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도 “행정과 정치 활동의 경계가 흐려질 수 있다”며 직무 정지나 보완 장치 마련을 요구한다. 과거 헌법재판소 판례에서도 공직자 지위 이용 선거운동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선거 규칙을 선거 직전에 바꾸는 것은 혼란을 키운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이처럼 의견은 분분하다. 지지 측은 “지방의원의 전문성을 살리고 유권자 선택 폭을 넓힌다”고 평가하고, 비판 측은 “공직 중립성과 선거 공정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계한다. 결국 핵심은 균형이다. 정치 참여 확대라는 긍정 취지를 살리되, 부작용을 막는 제도적 안전장치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출마 의원들의 활동을 철저히 감시하고, 행정 조직 정치 이용 금지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지방의원 처우 개선과 전문성 강화 노력도 병행돼야 진정한 지방자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번 개정은 지방정치의 문턱을 낮춘 계기가 된 것만은 사실이다. 기대만큼의 활력이 살아날지, 아니면 공정성 논란이 커질지는 6·3 지방선거가 가늠할 것이다. 국회와 정부, 선관위는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미흡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 지방자치의 진정한 발전은 참여의 확대와 공정의 조화 속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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