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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칼럼

야당이 이 지경이어서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3.17 13:09 수정 2026.03.17 01:09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한쪽 손만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고 양 날개가 없는 새는 날아오르지 못한다. 정치에서도 좌우 이념 정당이 존재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진보와 보수라고도 하고 좌파와 우파라고도 하지만 깊게 따질 것도 없이 그게 그거다. 과거 진보좌파에 대해서는 ‘빨갱이’라는 누명이 씌워졌을 때도 있다. 지금도 그런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러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올바른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진보좌파를 당연한 이념으로 인정한다. 보수우파가 이를 크게 오해하여 과거의 시각을 들이대는 수가 있지만 시대착오적인 사고방식이며 양 진영은 서로 경쟁하는 사이가 되었다. 경쟁은 상대를 인정하고 자기의 주장을 더 많이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지 상대를 없애거나 주저앉히려는 것이 아님을 깨달을 때 비로소 건전한 발전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계엄선포 파동으로 우리나라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전례없는 신속한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로 허무하게 끝났다. 결과는 모두 다 아는 바와 같이 정권의 교체였다. 윤석열은 내란죄로 구속되고 새로운 대통령에 이재명이 취임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집권당이 되어 국회 다수의석을 무기로 온갖 법률 개정을 통하여 사법부를 개편하고 있다.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26명으로 대폭 늘리고 판사의 판결을 법왜곡죄로 처벌할 수 있는 길을 텄으며 3심제를 4심제로 고치는 재판소원제를 신설하여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이미 검찰청법의 개정으로 검사의 권한이 경찰로 넘어갔으며 로펌에서는 경찰 출신 변호사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불붙었다. 게다가 민주당 대표인 정청래는 집권초부터 기회만 있으면 파트너인 야당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몰아 해산을 주장한다.
야당의 대표 장동혁은 오직 윤어게인에 몰두하여 그나마 위축된 당세를 쪼그랑 바가지로 만들고 있다. 여당의 마구잡이 법 개정과 인사 난맥 그리고 부정부패가 날뛰는데도 호기를 놓치고 오직 당권에만 집착하고 있는 모양새를 보여 국민의 외면을 받는다. 전 대표였던 한동훈에 대한 징계는 도를 넘은지 오래다. 한동훈의 행태에 대한 공격이 ‘배신’에 대한 응징이라고 하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국민적 신망 또한 만만치 않음을 굳세게 뿌리치는 장동혁의 태도는 오히려 자신의 능력과 경륜 부족만을 노출시키고 있을 뿐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은 6월3일 지방선거가 초미의 괌심사다. 곁들여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이 10여 군데로 예정되어 있어 미니 총선이라는 이름이 붙을 정도다. 여론조사로 국민의 뜻을 물어보고 있지만 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과반수를 훨씬 넘는 지지율을 자랑하고 있으며 야당은 역대 최악의 20%대로 전국 어디에서도 이길 확률이 없어 보인다.
오죽하면 최고의 관심이 집중된 서울시장 선거를 치러야 할 예비후보들이 모두 불출마를 선언하고 현직 시장인 오세훈 마져 공천신청을 하지 않고 있겠는가. 공천관리위원장 이정현은 장동혁의 사람으로 분류되는데 전격적으로 사퇴했다가 “공천에 대한 모든 권한을 위임받았다”면서 이틀만에 복귀하는 촌극을 벌였다. 한마디로 뒤죽박죽 현상이다.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에서 전멸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 눈은 예리하다. 잘될 것 같으면 밀어주지만 그렇지 않으면 철저하게 짓밟아버린다. 쥐꼬리만 한 강경 지지층에 발이 묶인 국민의힘 지도부가 환골탈태(換骨奪胎)의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비록 밉더라도 타당을 찍을 수밖에 방법이 없는 것이다. 과거 김영삼과 김대중은 같이 야당을 하면서도 치열하게 싸웠다.
그러나 전두환정권에 맞서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정신 하나로 두사람의 힘이 합쳐져 민추협을 만들고 거기서 탄생한 ‘신한민주당’의 간판으로 총선을 치르며 제1야당인 민한당을 꿇어앉히고 대승을 거뒀다. 그 뒤에도 이해집산을 거듭했지만 아무튼 직선제 개헌의 물꼬를 트는데 성공했다. 독재자를 넘어트리기 위해서 양김이 손을 잡은 것이다. 지금 장동혁도 그런 너그러움을 보이며 당을 수습해야 한다. 한동훈의 제명을 취소하고 이준석을 만나 전격적인 무조건 합당을 제안하라. 장동혁의 대표직은 내려놀 것도 없다. 모두 동등한 자격으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 자기를 죽이고 남을 추켜세워야 대인이 된다. 싸우는 것은 이긴 후에도 늦지 않다. 양김씨는 서로 받아들이면서 싸웠다. 그러기에 둘 다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정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하는 것이지 저만 잘났다고 튀면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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