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효순 수필가
기차를 탔습니다.
익산 엮을 지나네요.
생각은 때로
장소와 시간을 넘어
저 홀로
제 맘 대로입니다.
그때 조금만 더 한 발 가까이 다가섰더라면
지금 우리는 함께 있을까요.
가끔 궁금합니다.
전주역을 지나네요.
생각은 때로
잊고 싶은 옛 상처를 헤집어
가슴 아프게 합니다.
그 때 조금만 더 두 발 물러섰더라면
가끔 이렇게 부끄럽지 않을까요.
후회 할 때가 많습니다.
남원역에 다 왔습니다.
지난날이 아프다고 철모르는 미련에 서성이는 밤
왜 젊음은 여름날 소낙비처럼 잠깐 쏟아졌다가
왜 노년은 춥고 마른 겨울밤처럼 길기만 한지 모르겠다던
사람을 생각해 봅니다.
삶은 순간에 우리를 지나쳐 간다는 것을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생각은 별만큼 많고 별은 닿을 수 없는 먼 곳에 있으니
이 얼마나 다행입니까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았을 때 비로소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뒤늦은 아픔들을 알고도 모르는 체 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심 한 듯 하지만 먼 길 천천히 걸어가자며
싱긋 웃어주는 그가 어둠속에서도 나를 찾아내고
성큼 다가옵니다.
어쩌면 늘 그 자리에 당신이 있다는 것 알고
잠시 해찰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그도 속이고 나도 속여 오던 것 그만하겠습니다.
나는 지금 따뜻한 그에 마음속으로 들어갑니다.
나 이제 먼 길 돌아와 비로소 당신 앞에 제대로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