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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IT 경제

전북 쌀 생산비 104만 6천 원 ‘전국 최고’… 농가 허리 휜다

조경환 기자 입력 2026.03.30 15:25 수정 2026.03.30 03:25

타지역 대비 토지용역비 14만 3,000원 비싸
농지 비용 거품 제거 및 공공농지 확대 등 대책 마련 시급

↑↑ 뉴시스 제공.jpg

전북 지역의 논벼(쌀) 생산비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10a당 100만 원대를 돌파하며 농가 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농지 임차료를 뜻하는 토지용역비가 타 시도보다 압도적으로 높아, 농민들이 공들여 비용을 절감해도 고스란히 지주에게 돌아가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30일 전라매일이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산 논벼(쌀) 생산비조사 결과'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북의 10a당 논벼 생산비는 104만 6,000원으로 전국 평균(92만 1,000원)을 크게 웃돌며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생산비가 가장 낮은 경기(87만 8,000원)나 충남(88만 1,000원)과 비교하면 16만 원 이상 차이 나는 수치다.

과거 전북은 광활한 평야를 바탕으로 생산비 경쟁력이 높았으나, 최근 수년간 농지 가격 상승과 우량 농지 확보 경쟁이 맞물리면서 현재는 ‘전국에서 가장 비싼 농사’를 짓는 지역이 됐다.

실제로 세부 항목을 뜯어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전북 농민들의 종묘비, 비료비, 농약비 등을 합친 직접생산비는 60만 8,000원으로 전국 평균(62만 4,000원)보다 오히려 낮았다. 노동비(19만 5,000원) 역시 전국 평균(20만 5,000원) 대비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간접생산비가 43만 8,000원으로 전국 평균(29만 8,000원)을 47%나 앞지르며 전체 비용을 끌어올렸다. 특히 토지용역비가 42만 3,000원에 달해 전국 평균(28만 원)보다 무려 14만 3,000원이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도내 농민회 관계자는 "전북은 우량 농지가 밀집해 있어 농지 임차 수요가 높지만, 그만큼 임차료 거품도 심한 편"이라며 "뼈 빠지게 농사지어도 비싼 임대료를 내고 나면 농민 손에 쥐어지는 수익은 허무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형적인 생산비 구조가 지속될 경우 전북 농업의 자생력이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높은 토지 비용이 신규 청년 농업인의 진입을 막고, 기존 고령 농가들의 부채 부담을 가중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농지은행의 기능을 강화하고 공공 임대 농지를 확대해 비정상적인 임차료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식품부와 지자체 등 정부 방침에 따르면 농지 규모화와 스마트화를 통한 비용 절감을 추진 중이나, 전북처럼 토지 비용이 생산비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특수한 구조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토지 비용 하향 안정화'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 농어업동향 관계자는 "전북 쌀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비료나 농약값 같은 소모성 비용 절감보다, 생산비의 몸집을 불리는 토지 용역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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