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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독자기고

전자발찌, 감시를 넘어 실질적 보호로 나아가야 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4.12 11:22 수정 2026.04.12 11:22

유서준 고창경찰서 모양지구대 순경

강력범죄 예방을 위한 수단으로 도입된 전자발찌 제도는 일정 부분 범죄 억제 효과를 거두며 사회 안전망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성범죄자 등 재범 위험이 높은 대상에 대해 위치추적을 통해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은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강력범죄 사례는 전자발찌 제도가 여전히 ‘완전장치’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가해자가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음에도 범죄가 발생하거나, 훼손 및 관리 공백이 발생하는 사례는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현재의 전자발찌는 주로 위치추적 기능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범죄자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고 사후 대응에는 유용하지만, 범죄를 사전에 차단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스토킹과 같은 관계성 범죄의 경우, 가해자의 집착과 보복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단순한 거리 기반 관리만으로는 피해자를 충분히 보호하기 어렵다.
이제는 전자발찌 제도를 ‘감시’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우선, 고위험 대상자에 대해서는 실시간 위험 분석 시스템을 도입하여 이상 행동이 감지될 경우 즉각적인 경고와 경찰 대응이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히 위치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위험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또한 전자발찌 훼손 시 강력한 처벌과 즉각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훼손 자체를 중대한 범죄로 간주하고, 자동으로 긴급 출동 및 신속한 신병 확보로 이어지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도 보완이 요구된다. 피해자에게 위험 알림 장치나 긴급 호출 시스템을 제공하여, 가해자의 접근을 사전에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해자 관리에만 집중된 구조에서 벗어나, 피해자 중심의 보호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아울러 전자발찌 부착 대상 선정 기준을 보다 정교화하여, 반복적인 위협 행위나 재범 가능성이 높은 대상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 동시에 심료치료와 재범 방지 교육을 병행하며 근본적인 범죄 예방 효과를 높여야 한다.
전자발찌는 분명 필요한 제도이지만, 그러나 그것만으로 안전을 보장할 수는 없다. 기술적 장치에 대한 과도한 신뢰를 넘어, 제도의 빈틈을 보완하고 실질적인 보호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끊임없는 개선이 필요하다.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사회는 감시가 아닌, 예방과 보호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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