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SNS를 통하여 장관의 인사 발령장까지 내는 것으로 이름이 났다.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별명을 가졌지만 그가 올리는 sns는 시시콜콜한 가정사부터 전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기 짝이 없다. 그가 가지고 있는 위상은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뉴스가 될 수밖에 없기에 모든 매스컴에서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조금이라도 뉴스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면 즉각 전 세계로 퍼 날라진다. 그는 생각이 빠르고 직선적이어서 누구 눈치 볼 것 없이 자기 맘대로 갈겨 쓴다. 트럼프의 말과 표정은 웃을 때 말고는 언제나 사납고 찌푸려져 있다. 특히 근래 이란과의 전쟁을 치르면서 더 무섭고 거칠어진 것은 상대방을 기죽이려는 성격 때문일 것이다. 미국에 비하면 약소국에 불과한 이란에서도 전쟁에 대한 브리핑은 혁명수비대(IRGC) 대변인이 군복을 입은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압도적 군사력을 자랑하는 미국에서는 사사건건 대통령이 나서는 것이 좀 불성 사납다.
그런데 한국의 대통령들은 과거에 sns에 글을 올리는 일이 별로 없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이 금기(禁忌)를 깼다. 그는 수시로 이를 통하여 자신의 의견을 올린다. 당 대표 시절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정원오 성동구청장을 일 잘하는 구청장이라고 띄어서 언론에 비치기 시작하더니 대통령이 되어서도 똑 같은 뜻글을 올려 선거법 시비를 불렀다. 그러나 그 덕분인지 정원오는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공천을 따내는 저력을 과시했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그만큼 위력을 가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정원오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성남시장에서 경기지사를 거쳐 대통령에 오른 이재명의 아바타가 될 수 있다는 설왕설래가 오고 간다. 아무튼 이재명은 트럼프에 못지않은 sns광으로 걸핏하면 글을 올린다. 이러다가 인사 발령도 트럼프를 따라하지 말라는 법이 없으니 두고 볼 일이다. 문제는 이것이 외교적 마찰을 자초하고 말았다는 문제로 발전되어 어리벙벙하게 만든다.
며칠 전 대통령이 올린 글과 사진이 이스라엘의 인권유린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져 이스라엘의 반박 글이 올라왔다. 사진은 2년 전 발표된 것이어서 아무 시사성도 없다. 이란과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과격한 공격력이 세계의 많은 이들로부터 잔인하다는 비판을 받고있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전쟁에서 온정을 베풀 수는 없지만 지나친 공격으로 죄없는 민간인의 희생과 피해만은 삼가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의 기습을 받고 큰 피해를 봤다. 그에 대한 보복으로 지금 팔레스타인은 사실상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폐허로 변했다. 거기에 겹쳐 이번에는 미국까지 불러들여 이란과의 전면전을 벌이고 있으며 걸프제국은 이란의 공격으로 전쟁 아닌 전쟁의 피해자가 되었다. 국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이 민감한 시점에서 일국의 대통령이 한가하게 sns 손가락 놀음으로 외교적 문제로 번질 수 있는 인권유린 문제를 거론한다는 것은 뭔가 생각이 짧지 않았을까?
인권유린에 관한 한 우리는 언제나 북한을 의식하게 된다. 북한은 한국에서 인권유린을 거론하면 불같이 달라든다. 특히 김정은의 누이 김여정은 온갖 상소리까지 동원하여 낯 뜨거운 욕설을 퍼붓는다. 독재가 심한 나라일수록 자국에서 인권유린이 없다고 발뺌하는 게 상투 수단이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인권유린보다 북한의 인권유린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하며 남북대화를 의식하여 이를 삼가려면 구태여 전쟁 중인 이스라엘까지 건들 필요가 있을까? 이스라엘은 정부 대변인을 통하여 이 글을 반박하며 아우슈비치 유대인 학살을 잊었느냐고 다그친다. 이에 대하여 이재명이 직접 재 반박을 하고 나서는 모양은 참으로 민망하다. 저쪽에서 대통령이나 총리가 나서지 않는 한 한국의 대통령은 더 이상 논쟁을 피하는 것이 외교다.
트럼프처럼 이리 치받고 저리 차버리는 몰상식한 sns는 아무도 환영하지 않지만 미국 대통령이라는 위상 때문에 정상들이 나서지 않는다. 한국의 대통령이 sns를 통하여 많은 이들과 글을 주고 받는 것은 그의 자유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원수의 위상에 조금이라도 흠집이 생기면 안 된다. 외교는 대통령 혼자서 하는 게 아니고 국민 모두가 포함된 정책임을 명심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