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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도의원 4명 증원, ‘자치 역량’ 강화로 증명하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4.19 10:03 수정 2026.04.19 10:03

전북특별자치도의회의 의원 정수를 4명 늘리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전북도의회는 기존 40석에서 44석 체제로 재편된다. 6·3 지방선거를 불과 44일 앞둔 시점에 대진표의 큰 틀이 완성됐다. 인구 감소라는 거센 파고 속에서도 농어촌의 지역 대표성을 사수하고, 특별자치도의 비대한 행정 수요를 감시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졌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늘어난 의석수만큼 도민들의 기대와 우려의 시선 또한 교차하고 있다.

이번 증원 내용을 들여다보면 비례대표가 2석 늘어났고, 익산과 군산·김제·부안갑 선거구에서 각각 1석씩 의석이 추가됐다. 특히 비례대표의 확대를 눈여겨봐야 한다. 이는 인구수에 따른 지역구 획정의 논리보다 다양해진 도정 현안을 다룰 ‘전문가 그룹’의 수혈이 시급하다는 대내외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출범 이후 이차전지, 방위산업, 생명경제 등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복합적인 특례들을 다루고 있다. 늘어난 비례대표 2석은 단순히 정당의 지지율에 따른 보상용 자리가 아니라, 이러한 고도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집행부를 날카롭게 견제할 인적 자원의 자리가 돼야 한다.

익산과 군산·김제·부안갑 지역의 의석 증원 역시 마찬가지다. 새만금 배후 도시이자 전북 경제의 심장부인 이들 지역은 최근 대규모 기업 유치와 인프라 구축이 집중되면서 행정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곳들이다. 추가된 1석은 단순히 해당 지역구의 민원을 해결하는 창구로만 봐서는 안 된다. 전북 전체의 균형 발전을 견인하고 새만금 시대를 열어갈 입법적 추동력이 되어야 한다. 만약 이 자리가 정치적 셈법에 따른 ‘자기 사람 심기’나 ‘선거구 쪼개기’의 산물로 전락한다면, 도민들은 “의원 수만 늘려 세금을 낭비한다”고 비판할 게 뻔하다.

지역 정치권의 어깨가 무겁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오만을 부려서는 안 된다. 비례대표 선정 과정에서부터 밀실 공천의 구태를 벗어던지고, 도민들이 고개를 끄덕일 만한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지역구 증원 지역에서도 후보자의 조직 동원력보다 정책적 실행 역량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한, 전북특뱔자치도의회 스스로 ‘덩치’가 커진 만큼 ‘정치’의 질적 성장을 보여줘야 한다. 의원 수가 늘어난 만큼 상임위원회 활동의 전문성을 높이고, 1인당 의정 활동의 밀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도지사에게 집중된 강력한 자치권이 독단으로 흐르지 않도록 감시하는 ‘파수꾼’ 역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의석 증원은 한낱 정치권의 잔치에 그칠 뿐이다. 도민들은 늘어난 4명의 의원이 연간 얼마의 예산을 쓰면서 전북의 미래를 얼마나 바꾸어 놓는가를 지켜볼 것이다.

지방자치의 본질은 ‘대의’에 얼마나 충실했느야에 있다. 44석으로 확대된 도의회는 180만 도민의 목소리를 10% 더 크게 듣고, 도민의 눈물을 10% 더 촘촘히 닦아주어야 한다. 인구 소멸과 지역 낙후라는 절박한 위기 앞에서, 정치인의 수만 늘었다는 조소 섞인 비판을 잠재울 유일한 방법은 오직 ‘성실함’뿐이다.

이번 국회 통과가 전북의 ‘특별자치’의 실질적 내실을 다지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증원된 4개의 의석이 권력의 전유물이 아니라 도민의 삶을 지탱하는 든든한 보루가 될 때, 비로소 도민들은 이번 결정을 진정한 지방자치의 진보로 평가할 것이다. 의원 정수 확대의 결실이 오롯이 도민의 이익으로 환원되는 과정을 끝까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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