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내 기초단체장 공천 구도를 사실상 확정하며 본격적인 본선 체제에 돌입했다. 도당은 지난 22일 전주, 군산, 익산 등 핵심 지역을 포함한 결선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전주의 조지훈, 군산의 김재준, 익산의 최정호 후보 등 공천장을 거머쥔 이들은 일제히 낙천한 상대 후보들에게 위로를 건네며 ‘민주당 원팀’으로서 지역 발전을 함께 일구겠다는 다짐을 내놓았다. 갈등의 골이 깊었던 경선 과정을 뒤로하고 조기에 봉합의 물꼬를 튼 것은 도민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고무적인 행보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의 ‘원팀’ 선언이 단순히 본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구호나 형식적인 악수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 전북 정치권이 보여준 모습은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았기 때문이다. 후보 간의 네거티브 공방은 전북의 미래를 논하는 정책 대결을 압도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금품 수수 의혹과 선거법 위반 고발 사태까지 벌어지며 도민들에게 깊은 실망을 안겼다. 특히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전북 특유의 일당 독점적 선거 지형은 내부 경쟁을 도가 넘는 비방전과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넣었다. 지금 정치권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경선 과정에서 갈기갈기 찢겨나간 민심을 추스르고 도민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일이다.
진정한 의미의 원팀 정신은 낙천한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을 승리한 후보가 얼마나 진정성 있게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결선까지 함께 경쟁했던 상대의 공약 중 지역 발전에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이를 과감히 자신의 핵심 정책으로 흡수하는 포용력을 보여야 한다. 예를 들어, 경선 과정에서 제기된 소상공인 지원책이나 지역 소멸 방지 대책 중 상대 후보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를 ‘전북의 자산’으로 삼아 정책화해야 한다. 지지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이 지지했던 후보가 탈락했다는 이유로 등을 돌리거나 당을 떠나는 구태는 지역의 미래를 가로막는다. 후보자들은 단순히 손을 잡는 퍼포먼스에 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책 융합’을 통해 통합의 진정성을 입증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제부터는 전북특별자치도의 내실을 채울 진짜 경쟁이 시작되어야 한다. 특별자치도 출범 3년 차를 맞는 엄중한 시점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지역 소멸 위기 극복과 미래 신산업 육성이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경선 과정에서 낭비했던 에너지를 이제는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의 성공적 안착, 바이오 산업 유치, 생활인구 증대 방안 등 산적한 민생 현안에 집중시켜야 한다. 도민들이 원하는 것은 ‘누가 공천권을 따냈느냐’가 아니라, ‘누가 내 삶을 바꿀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청사진을 가지고 있느냐’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이번 선거는 특별자치도 체제 아래서 치러지는 사실상 첫 전면적 지방선거라는 상징성이 크다. 따라서 후보들은 과거의 관행에 안주하지 말고, 특별법이 부여한 특례들을 어떻게 주민 복지로 치환할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전주권의 광역 교통망 확충, 군산·익산의 산업 구조 고도화, 동부권의 산악 관광 및 치유 농업 활성화 등 각 시·군이 처한 당면 과제들은 어느 후보 한 명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낙천한 후보들의 인적 자원과 정책적 역량을 원팀이라는 용광로에 녹여내어 '전북 발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이유다.
경선 승리는 끝이 아니라 무거운 책임의 시작이다. 도민들은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한 후보들의 자정 노력과 이후의 통합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후보들은 ‘원팀’이라는 단어에 담긴 도민들의 준엄한 명령을 가슴 깊이 새기길 바란다. 180만 도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갈등의 파열음을 멈추고 희망의 화음을 만들어내는 성숙한 정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