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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독자기고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의심하고 끊는 습관’입니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7.27 13:02 수정 2026.07.27 01:02

김단아 김제경찰서 수사과 형사1팀 순경

최근 보이스피싱은 더 이상 낯선 범죄가 아니다. 누구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피해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고 수법은 훨씬 더 치밀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히 “검찰입니다”, “금감원입니다”라고 겁을 주는 수준을 넘어, 카드 배송·명의도용·환불 보상·사건 조회·대출 상담 같은 일상적인 소재로 접근한 뒤 악성앱 설치와 원격제어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겉으로는 평범한 민원 안내 같지만, 그 한 통의 전화가 소중한 재산은 물론 일상 전체를 무너뜨리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경찰과 관계기관이 공개한 최근 사례를 보면 범죄조직은 피해자의 경계심을 낮추기 위해 매우 익숙한 상황을 연출한다.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발급돼 배송 중이다”, “개인정보 유출 보상 대상이다”, “사건에 연루됐으니 본인 확인이 필요하다”며 불안을 자극한 뒤, 조회용 링크 클릭이나 앱 설치를 요구한다.
문제는 이 악성앱이 설치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피해자의 전화번호, 기종, 통신사 정보는 물론 통화 내용, 위치정보까지 탈취될 수 있고, 심지어 피해자가 실제 기관 대표번호로 확인 전화를 건다고 믿는 순간에도 범죄조직으로 연결되도록 조작되는 사례까지 확인되고 있다. 피해자는 확인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더 깊이 속고 있는 것이다.
더 우려되는 점은 보이스피싱이 이제 심리 지배형 범죄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수사기관을 사칭하며 “특급보안”, “엠바고”, “자산검수”, “보호계좌” 같은 그럴듯한 말을 동원해 피해자를 고립시키고, 가족이나 은행 직원에게도 알리지 못하게 만든다.
최근에는 딥페이크와 딥보이스 같은 인공지능 기술을 악용해 가족의 얼굴이나 목소리를 흉내 내며 납치나 긴급송금을 요구하는 신종 수법까지 경고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범죄는 더 정교해지고, 결국 피해를 막는 최후의 방어선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경계심이다.
보이스피싱 예방수칙은 복잡하지 않다.
첫째, 공공기관·금융기관은 전화나 문자로 앱 설치, 원격제어, 계좌이체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둘째, “사건 조회”, “카드 배송”, “환불”, “보상”을 이유로 링크 접속을 유도하면 일단 끊고 공식 대표번호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 셋째, 수사기관이 자산 이전, 대출 실행, 현금 인출, 보안계좌 입금을 요구하는 일은 절대 없다.
넷째,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혼자 판단하지 말고 즉시 112에 신고해야 한다. 악성앱이나 스미싱이 의심되면 118 상담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빠른 신고 한 번이 내 피해를 막고, 또 다른 누군가의 피해까지 멈추게 한다.
보이스피싱은 특정 세대만 노리는 범죄가 아니다. 다만 범죄조직은 우리의 불안, 조급함, 책임감, 가족에 대한 사랑까지도 범행 도구로 이용한다. 그래서 예방의 출발점은 정보가 아니라 태도다. 낯선 전화에 친절하게 응답하기보다, 한 번 더 의심하고, 바로 끊고, 직접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김제경찰서는 시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관계기관과 함께 보이스피싱 예방과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 시민 여러분께서도 “설마 내가 당하겠어”라는 안일함 대신 “혹시 사기일 수 있다”는 경계심으로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 전화 한 통을 의심하는 작은 습관이 내 가족과 이웃의 삶을 지키는 가장 강한 예방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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