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이틀간 전북의 미래를 좌우할 운명의 사전투표가 시작된다. 6·3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유권자들의 손에 쥐어진 한 표의 가치는 무겁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향후 4년간 도정을 책임질 도지사 한 명을 선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소멸의 벼랑 끝에 선 전북이 생존을 넘어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지, 아니면 이대로 정체와 도태의 늪으로 추락할 것인지를 결정짓는 역사적인 일이다. 그러나 역대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전북의 투표율은 저조하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 60.85%에 달했던 전북의 투표율은 불과 12년 만인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서 48.65%라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 역시 50% 선이 붕괴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이처럼 유권자 절반이 투표장을 외면하는 현상은 일시적이지 않다. 그것은 오랫동안 축적된 전북 정치권을 향한 도민들의 깊은 실망감과 뼈아픈 피로감의 방증이다.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진흙탕 네거티브 공방, 그리고 민생은 뒷전인 채 세력 다툼만 벌이는 진영 대결이 도민들을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
현재 전북도지사 선거는 김관영 무소속 후보와 이원택 민주당 후보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접전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지역 정가의 판도를 흔들 만큼 뜨거운 경쟁이지만, 정작 선거판의 질은 도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번 접전은 전북의 백년대계를 위한 치열한 정책 대결이 아니라, 상대를 깎아내리려는 네거티브와 인신공격으로 점철되어 있다. 후보자들은 서로의 과거 행적을 파헤치고, 과도한 프레임 씌우기와 억지 주장을 남발하며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흐리고 있다.
이러한 구태 정치는 도민들에게 극심한 환멸만을 안겨줄 뿐이다. 지금 전북 도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누가 더 나쁜가’를 가려내는 진흙탕 싸움의 심판관이 되는 것이 아니다. ‘누가 전북을 더 풍요롭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가’를 증명하는 실질적인 비전과 구체적인 정책을 보고 싶을 뿐이다. 당장 해결해야 할 해묵은 과제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현안들이 산적하다. 새만금 9조 원 투자 유치 이후의 후속 실행 계획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지, 도내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도록 양질의 일자리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는 전북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급속한 인구 유출과 이에 따른 지역 소멸 위기를 막아낼 현실적인 대책도 시급하다. 핵심 현안들에 대해 실현 가능한 로드맵과 책임 있는 정책 대답이 요구된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사전투표는 무도한 구태 정치를 바로잡고 전북의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강력한 시민 주권의 표현이다. 주권자가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불량 후보들과 책임 없는 정치권에 "당신들이 어떻게 정치를 하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 최선이 없다면 차선을, 차선이 없다면 최악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투표장으로 향해야 한다. 우리가 던지는 한 표는 낙후된 전북 정치를 혁신하고, "전북의 미래는 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명령하는 엄중한 회초리가 되어야 한다.
근거 없는 네거티브 공세와 맹목적인 진영 논리에 휘둘려 우리의 소중한 권리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투표장을 향한 발걸음은 전북의 어두운 먹구름을 거두고 밝은 미래를 열어젖힐 수 있다. 전북의 미래는 결국 외부의 그 누군가가 아니라, 오늘과 내일 투표장으로 향하는 도민의 손에 달려 있다. 당당하게 권리를 행사하여 주권의 힘이 무엇인지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