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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사설

호국의 달 6월, 전북의 보훈 역사를 미래의 도약 기반으로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5.31 10:26 수정 2026.05.31 10:26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다. 나라를 위해 자신의 가장 고귀한 생명을 바치고 헌신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달이다. 올해는 광복 81주년과 6·25 전쟁 76주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번영은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기꺼이 자신을 던진 수많은 영웅의 피와 땀 위에 세워진 위대한 유산이다. 6월을 맞이하는 도민의 마음이 경건하고 숙연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전북은 대한민국 역사 속에서 국난 극복의 최전선을 지켜온 자부심 가득한 호국의 고장이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한 웅치·이치전투의 대첩지가 바로 우리 전북 땅이다. 구한말 일제의 침략에 온몸으로 맞서 싸운 호남 의병의 중심지이자, 동학농민혁명을 통해 자주독립과 평등의 기치를 높이 들었던 변혁의 요람이기도 하다. 6·25 전쟁 당시에는 낙동강 방어선을 지키기 위해 전북의 수많은 젊은이가 학도병과 군인으로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전북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을 지켜온 보훈과 호국의 역사 그 자체다. 도민들이 가진 호국 DNA는 전북의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지치지 않는 정신적 뿌리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이 유산을 어떻게 예우하고 기억하는지 되돌아보면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 현재 전북에 거주하는 참전유공자를 비롯한 보훈 대상자들은 급격한 고령화와 만성적인 생활고라는 이중고에 시각 처해 있다. 이분들의 평균 연령은 이미 80대를 훌쩍 넘어 90대를 바라보고 있다. 매년 수많은 호국 영웅이 우리 곁을 조용히 떠나가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예우와 실질적인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가를 위해 몸 바친 대가가 노년의 빈곤과 사회적 소외라면, 앞으로 그 어떤 젊은이가 위기 상황에서 나라를 위해 헌신할지 의문이다. 보훈은 과거에 대한 기억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하는 가장 확실한 국가 안보의 기본 틀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실질적인 보훈 복지 체계 구축이다.

현재 도내 시·군별로 지급되는 참전명예수당은 지역의 재정 자립도에 따라 제각각 지급되고 있어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전북자치도는 시·군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보훈 수당의 격차를 해소하고, 상향 평준화를 이뤄내야 한다. 단순히 생계지원금을 몇 만 원 얹어주는 차원을 넘어서야 한다. 고령의 국가유공자들이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도록 동부산악권을 비롯한 취약 지역의 보훈 의료 연계망을 촘촘히 확충해야 한다. 이것이 호국의 고장 전북이 보여주어야 할 책임 있는 의무다. 더불어 보훈의 가치를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전승하는 체계적인 교육과 문화 사업도 시급하다. 전북의 청소년과 청년들은 지역이 가진 위대한 호국 역사에 대해 배울 기회가 많지 않다. 군경묘지나 현충시설을 찾아 일회성으로 헌화하고 묵념하는 형식적인 참배 문화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 웅치전투 전적지나 호남의병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스토리텔링형 역사 탐방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보훈 콘텐츠를 개발해 젊은 세대가 자연스럽게 호국 정신을 공감하고 체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일상 속에서 영웅을 기억하고 존경하는 문화가 정착될 때, 비로소 전북의 공동체 정신도 더욱 단단해질 수 있다.

6월 한 달만큼은 우리 주변의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줬으면 한다. 그들이 흘린 피와 눈물이 있었기에 오늘의 전북이 존재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말로만 외치는 '일류 보훈'이 아닌, 예산과 제도로 증명하는 '실천하는 보훈'을 보여주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 영웅을 잊은 지역에게는 번영이 있을 수 없다. 전북의 미래는 호국영령들이 지켜낸 이 소중한 땅을 더욱 풍요롭고 가치 있게 가꿔가는 우리 모두의 실천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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