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와 농촌 소멸의 가속화로 인해 전북지역 내 폐교가 급증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떠나간 자리에 남은 폐교들이 마땅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채 지역사회의 흉물로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폐교 부지의 관리 부실과 활용도 저하는 단순한 교육청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사회 전체의 정주 여건을 악화시키는 심각한 사회적 골칫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농어촌 소도시와 구도심을 중심으로 소리 없이 늘어가는 폐교를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지역 소멸을 더욱 부추기는 방임이나 다름없다. 이제는 폐교를 과거의 폐기물이 아닌, 지역사회 회생을 위한 핵심 문화·복지 거점으로 대전환해야 할 때다. 현재 전북 지역에서 문을 닫은 뒤 매각되거나 활용되지 못하고 남아 있는 미활용 폐교 부지는 매년 누적되고 있다. 교육청과 지자체가 나름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 일회성 야영장이나 단순 창고, 혹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잡초만 무성하게 자란 채 방치되고 있다. 도심이나 농촌 한가운데 자리한 넓은 부지가 관리되지 않고 버려지면서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청소년들의 일탈 장소로 악용되는 등 치안 공백과 안전사고 우려까지 낳고 있다.
폐교 활용이 이토록 지지부진한 것은 교육청과 지자체 간의 유기적인 협조 체계가 부족하고, 공공 개발을 위한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폐교를 단순히 '처분해야 할 재산'으로 볼 것이 아니다.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유입 인구를 늘릴 수 있는 '기회의 공간'이라는 대전환이 시급하다. 해외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폐교를 지역사회 회생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시에 위치한 '무츠시로 초등학교'는 폐교 이후 '추억의 학교 숙박소'라는 체험형 숙박 시설로 재탄생했다. 교실의 골조와 칠판, 책걸상 등 학교의 옛 모습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편의시설을 확충해, 매년 수만 명의 도시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지역 경제의 효자 상품이 되었다. 또한 도쿄의 '아사히 중학교' 폐교 부지는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이자 주민 문화센터인 '3331 아트 치요다'로 재생되어, 단절되었던 구도심 공동체를 문화 예술로 다시 연결하는 전 세계적인 성공 모델이 되었다.
국내의 경우, 강원도 정선의 '삼탄아트마인'이나 경남 통영의 '리조트형 폐교 예술촌'처럼 버려진 공간에 문화의 숨결을 불어넣어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었다. 폐교라는 공간이 가진 역사성과 상징성을 보존하면서도, 철저하게 '현재 지역 주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맞춤형으로 공간을 재구성했다. 주민을 위한 의료·돌봄 시설이 부족한 동부산악권에는 보훈의료 및 시니어 복지 거점으로, 청년 유입이 필요한 지역에는 공유 오피스와 문화 창작 스튜디오로 변신하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관계기관은 이제라도 전수조사를 거쳐 초행정적인 '폐교재생 공동협의체'를 상설화해야 한다. 교육청은 과감하게 규제를 완화하고 장기 무상 대부 등 지자체가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지자체는 단순한 공원 조성이 아닌, 지역의 산업·문화·복지 정책과 연계된 융복합 개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국비 공모사업과 연계하여 예산 확보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획 단계부터 지역 주민들을 참여시켜 주민 친화적인 공간으로 정착되도록 유도해야 한다. 학교는 한 지역의 역사와 주민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공동체의 심장과도 같은 곳이다. 비록 학령인구 감소로 배움터로서의 기능은 멈추었을지언정, 지역사회를 지탱하는 거점으로서의 가치까지 소멸하게 둘 수는 없다. 폐교 부지를 지역사회 회생의 문화·복지 거점으로 부활시키는 것은 버려진 자산을 살리고, 나아가 전북의 미래를 살리는 가장 지혜로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