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more
사설/칼럼 칼럼

선거는 어차피 끝난다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06.01 11:35 수정 2026.06.01 11:35

전대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아무리 치열한 선거전이라도 이제 막판이다. 시소게임을 하듯 오르락내리락하던 여론조사 그래프도 이제 공표하지도 못한다. 깜깜이 선거리고도 하지만 원래 선거란 그런 것이다. 외국에서 여론조사를 한다고 하니까 우리나라도 이를 도입하여 손가락 대여섯 개에 불과하던 여론조사 기관이 몇백 개로 불어났다. 심지어 특정 정당이나 후보와 밀착 관계에 있는 조사기관이 상당수가 된다는 뜬소문도 나돈다. 이름을 조사기관이라고 하니까 수익 창출과는 별 관계가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들을 기관이라고 호칭해서는 안 된다. 모두 법인 자격을 갖춘 이익을 목표로 한 회사들이다. 여론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전화번호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전화를 거는 회사원이 근무해야 한다. 의뢰자의 요구대로 일정 숫자의 답변이 나오면 이를 정리하고 통계를 내는 등 수없이 많은 작업을 거쳐야 여론조사가 끝난다.
기계로 묻는 ARS도 있지만 조사 대상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방식이어서 선거용으로는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여론조사에 대해서 유리하게 나온 후보나 정당에서는 이를 크게 부각시키고, 불리한 측에서는 조사가 잘못되었거나 상대편과 짬짬이가 있는 게 아니냐 하는 촉각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번 6.3지방선거 역시 언론기관들이 앞장서 여론조사를 주도했는데 처음에는 집권당의 압도적 우세를 점치더니 종착점을 앞둔 현재의 시점에서는 막상막하 또는 경합우세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 여당 일변도의 승리 분위기가 오히려 유권자 특유의 견제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인 현직 대통령은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은 여러 가지 이유와 핑계를 내세워 전국 각지를 돌며 연설과 국민 접촉으로 사실상 선거운동에 버금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야당에서는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전직 대통령은 자연인의 입장이니 법을 의식하지 않아도 선거운동에 나설 수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두 사람은 제한적이지만 특정 지역을 돌며 노골적인 선거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으며 이에 위기를 느낀 여당에서 맹 비난을 하고 있다. 우리 국민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선거가 교육감 선거인데 모든 언론에서도 간헐적인 계몽적 보도를 할 뿐 국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져 있어 안타깝다. 교육감은 고등하교 이하의 모든 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까지 모두 통할하는 엄청난 권한을 가지고 있다. 교육청 예산과 사용처 그리고 교육보유금과 같은 예산은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특수 권한으로 오직 교육감만이 좌지우지한다. 대학교에 예산이 모자라 쩔쩔맬 때 불요불급한 교육보유금을 전용하려고 해도 교육감이 틀어쥐고 있는 특권을 남에게 넘겨 주겠는가. 이처럼 막강한 권한을 쥔 교육감을 국민의 선거로 직접 뽑는 것은 그렇다 치고라도 어느 누가 나왔는지도 모르는 선거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선거 때마다 나온 얘긴데 아직도 교육감 선거를 실시하고 있는 한국의 정치실태가 한없이 부끄럽다.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되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14군데나 된다. 언론은 지선(地選)은 팽개쳐두고 정치의 첨단인 국회의원 재보선에 큰 관심을 쏟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은 부산북갑에서 한동훈이냐 이재명이 내보낸 하정우냐다. 현재로선 한동훈이 유력한 낌새라고 하며 평택을에서는 여당의 김용남과 조국이 맞붙었다. 야당의 유의동과 황교안이 단일화를 이룬다면 3파전으로 번져 예측 불허다. 이 판은 조국의 국회입성이 차기 대선국면까지 치솟을 수 있어 관심꺼리다. 서울 대구 부산 그리고 전북도지사 선거가 눈을 끄는 광역단체장인데 모두 경합 또는 경합우세라고 하지만 표를 까봐야 결정타가 나올 듯하다.
다만 전북은 민주당의 텃밭이어서 정상적인 공천이 진행되었다면 여당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지역적 특성이 있다. 그런데 현역 도지사 김관영을 전격적으로 제명 처분하고 이원택과 안호영이 경선에 들어갔다. 이원택이 공천에서 이기자 “김관영과 이원택은 둘 다 똑같이 유권자에게 돈을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 어째서 이원택에겐 아무런 징계가 없느냐” 하는 문제점이 제기되며 김관영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여 도민 여론이 뒤집힌 것이다. 김관영의 여론 우세가 드러나자 당황한 정청래가 연속 전북을 방문하여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어 오히려 전국적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아무튼 선거가 끝나게 되면 승자와 패자의 애환(哀歡)이 교차하겠지만 곧 정상적인 정치로 돌아갈 것이다. 다만 선거를 앞두고 일시 보류되었던 이재명의 공소취소와 같은 특검의 특권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양심과 소신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기를 갈구한다.


저작권자 주)전라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