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6·3 지방선거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도민들은 앞으로 4년간 전북자치도의 운명을 짊어질 도지사와 교육감, 그리고 각 시·군의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을 선택했다. 도민의 선택을 받은 당선자들에게는 축하를 보내며,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한 낙선자들에게는 깊은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 낙선자들의 전북 발전을 향한 열정과 공약 역시 전북의 소중한 자산인 만큼, 당선자들은 이들의 목소리까지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대탕평의 정치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당선자들의 어깨는 무거워야 한다.
이번 선거 과정은 그야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구태의 연속이었다. 전북의 백년대계를 위한 치열한 정책 경쟁은 간데없고, 네거티브 공세와 진흙탕 인신공격, 진영 논리에 기반한 편 가르기가 선거판을 지배했다. 오죽하면 도민들 사이에서 '뽑을 후보가 없다'는 탄식과 환멸이 쏟아졌겠는가. 이번 표심은 낙후된 전북을 어떻게든 살려내라는 도민들의 마지막 경고이자 매서운 채찍질이다. 당선의 기쁨에 도취해 자만하는 순간, 도민들의 준엄한 심판이 다시 시작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도지사 당선자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2주년을 맞이한 2026년 현재, 도민들이 갈망하는 것은 손에 잡히는 실질적인 성과다. 새만금 2차전지 특화단지를 비롯해 그동안 유치해 온 대기업들이 지역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전력과 용수 등 핵심 인프라를 적기에 공급해야 한다. 새만금 신공항 등 '트라이포트' 물류망 구축 지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세일즈 행정'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또 전주·완주 행정통합 등 광역 메가시티 전략을 추진함에 있어 과거의 갈등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청년을 위한 전북형 정주 생태계를 만드는 데 도정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만약 임기 시작 전부터 공신(功臣) 세력의 논공행상에 휘둘리거나, 다음 선거를 위한 자기 세력 구축에만 골몰한다면 전북의 미래는 공멸뿐이다.
교육감 당선자 역시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 지금 전북 교육은 학령인구 급감으로 인한 학교 폐교 속출과 이로 인한 지역 공동체 붕괴라는 존망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교육청 담장 안에 갇혀 정치를 하던 시대는 끝났다. 올해 본격화된 교육부의 지자체 대학 재정지원 권한 이양(RISE) 체제와 '글로컬대학30' 사업에 발맞추어 전북자치도는 물론 도내 대학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초·중·고 교육이 지역의 미래 산업 인재 육성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짜야 한다. 급증하는 도내 미활용 폐교 부지를 단순히 버려진 재산으로 방치하지 말고, 지자체와 협력해 주민 맞춤형 문화·복지 거점으로 재생하는 전향적인 행정을 보여주어야 한다. 농어촌 지역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공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교육 때문에 전북을 떠난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현장 중심의 교육 혁신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14개 시·군의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도민의 삶을 지키는 최전선 사령관들이다. 현재 전북 농어촌이 직면한 소아과·분만실 부재 등 필수의료 붕괴는 주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선자들은 재정 탓만 하며 정부 처분만 바라보지 말고, 이동 진료 확대와 지방의료원 강화 등 전북형 공공의료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익산·김제·완주 등 고질적인 축산 악취와 도심 환경 오염 역시 도민의 ‘숨 쉴 권리’를 위해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민생 과제다. 지방의원들 또한 당선 즉시 단체장과의 야합이나 밥그릇 챙기기 구태를 버려야 한다. 날카로운 감시와 생산적 대안 제시로 의회 본연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라.
도민들은 시장 바닥과 농촌 들녘에서 "민생을 살리겠다"며 읍소하던 당선자들의 초심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유권자의 뜻을 헤아렸다면 선거 과정에서 갈라진 지역 민심을 조속히 수습하고 전북 발전의 동력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마땅하다.
선거는 끝났다. 당선자들은 이제 선거 운동복을 벗고 오직 실력과 성과로 도민 앞에 서야 한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던 도민까지 포용해 전북의 생존과 번영에 전력투구해야 한다. 도민의 매서운 눈동자가 당선자들을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