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도민들의 숙원이자 지역 필수·공공의료 인프라인 ‘전북권역 통합재활병원’이 7일 전주 예수병원 건립 부지에서 기공식을 열고 첫 삽을 떴다. 그동안 도내에는 전문적인 재활 치료 체계와 전용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여, 교통사고나 뇌졸중 등으로 집중 재활이 필요한 수많은 환자가 대전이나 광주, 심지어 수도권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야만 했다. 때문에, 환자의 육체적 고통은 물론 가계 경제를 위협하는 ‘재활 난민’ 현상이 수년간 지속돼 왔다.
이번 기공식은 도내 10만여 명의 재활 환자들과 장애인들에게 마침내 고향 땅에서 최고 수준의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음을 알리는 첫걸음이다.
전북권역 통합재활병원에는 수십 개의 전문 병상과 함께 최첨단 로봇 재활 치료기, 수중 신체교정실, 영상진단 장비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첨단 의료 인프라를 두루 갖추게 된다.
특히 뇌졸중이나 척수손상 같은 급성기 환자뿐만 아니라 발달장애를 겪는 소아 재활 환자들에게 초기를 놓치지 않는 ‘골든타임 내 집중 재활 치료’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단순한 병원 치료는 물론, 치료 이후 일상생활과 직장으로의 복귀를 체계적으로 돕는 공공 의료 복지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계된다. 이러한 경우 환자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은 당연하거니와 독박 간병으로 고통받던 가족들의 극심한 사회적·경제적 간병 부담을 덜어주는 데도 결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문제는 필수 의료 인력의 안정적인 확보다. 현재 전북을 비롯한 대한민국 공공의료기관들은 극심한 의사·간호사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인해 지방으로 내려올수록 그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숙련된 재활의학과 전문의와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그리고 전담 간호 인력이 제때 확보되지 않는다면 제대로된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파격적이고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하여 우수한 지역 인재의 유출을 차단하고 선제적으로 튼튼한 의료 인력풀을 구성해야 한다. 이와 함께 예수병원을 비롯한 도내 기존 거점 종합병원들과의 유기적인 환자 이송·연계 진료 체계를 구축하고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운영 적자를 보전할 제도적 재정 안전망을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
공공재활병원은 민간 병원에 비해 수익성이 현저히 낮고 공익적 치료 비율이 높아, 개원과 동시에 매년 수억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다.
이를 단순한 소모성 재정 지출이나 낭비로 봐서는 안 된다. 소외된 도민의 건강권을 기본적으로 지켜내는 ‘가장 확실한 필수 복지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와의 지속적이고 끈질긴 협의를 통해 지방 공공재활의료기관에 특화된 수가 체계 개선을 끌어내고, 전북자치도와 전주시가 행정적·재정적 지원의 끈을 임기 내내 놓지 않아야만 병원이 장기적으로 흔들림 없이 공공성을 유지하며 자립할 수 있다.
통합재활병원 기공 소식 낙후된 전북의 공공의료망을 빈틈없이 촘촘하게 짤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새벽부터 소아과 오픈런에 눈물짓고, 중증 재활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전국을 떠도는 서글픈 현실을 끝내는 것은 지방 정부의 책무다. 또는 이번 기공식을 계기로 소아 외래, 응급의료, 취약지 분만 등 도내 전반에 걸쳐 붕괴되고 있는 필수 공공의료 인프라의 실태를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바로 세워야 한다.
오는 2028년 무사히 완공되어 대한민국 공공재활의료의 전국적인 모범 모델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