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오랜 의료 숙원사업인 전북권역 통합재활병원이 첫 삽을 뜨면서 그동안 수도권이나 광주 등 타지역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재활환자들의 의료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애인 비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지만 전문 재활병원이 없어 겪었던 의료 공백도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7일 전주 예수병원에서 전북권역 통합재활병원 기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 병원은 예수병원 제2주차장 부지에 총사업비 764억원을 투입해 지하 3층, 지상 7층, 연면적 1만7,103㎡ 규모로 건립된다. 150병상의 입원병동과 20병상 규모의 낮병동, 전문 외래진료시설을 갖춰 2027년 말 개원을 목표로 한다.
이번 사업의 가장 큰 의미는 전북에 처음으로 권역 단위 공공 재활의료 거점이 들어선다는 점이다. 그동안 전북은 장애인 비율이 7.4%로 전국 평균(5.1%)보다 높지만 전문 재활병원이 없어 뇌졸중과 척수손상, 외상, 소아 재활환자들이 광주나 수도권 의료기관으로 장기간 원정 치료를 떠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권역재활병원은 단순히 재활치료만 하는 병원이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권역재활병원을 급성기 치료 이후 기능 회복과 사회복귀를 지원하는 공공 재활의료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재활치료뿐 아니라 방문재활, 소아·청소년 재활, 건강관리, 퇴원 후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까지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전북권역 통합재활병원은 권역재활병원과 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를 하나로 통합한 전국적인 모델이다. 장애 아동부터 성인, 고령 환자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재활의료를 한곳에서 받을 수 있어 치료 연속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어린이 재활치료를 위해 장거리 이동을 해야 했던 가족들의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
지역 의료체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재활 전문 의료진과 시설을 중심으로 지역 병·의원과의 협진체계가 구축되고, 급성기 병원에서 치료를 마친 환자들이 적기에 회복기 재활치료를 이어갈 수 있는 전달체계가 마련된다. 치료 시기를 놓쳐 장애가 고착되는 사례를 줄이고, 환자의 사회복귀와 일상 회복을 앞당기는 효과도 기대된다.
공공의료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고령화로 재활의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지역 내 재활 인프라가 확충되면 의료 접근성이 높아지고 보호자의 간병 부담과 장거리 치료에 따른 경제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지역 안에서 치료와 재활, 복귀까지 이어지는 공공 재활의료 안전망이 구축되는 셈이다.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전북권역 통합재활병원은 단순한 병원 건립이 아니라 도민 누구나 지역에서 끊김 없는 재활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사업"이라며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전북 재활의료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송효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