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완주 행정통합 논의가 사실상 종착점에 이르는 분위기다.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통합 추진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통합을 추진했던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마저 "통합 절차를 종결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수년간 이어진 행정통합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안 의원은 7일 완주군청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완주군민의 동의 없는 통합은 있을 수 없다"며 "이제는 통합 절차를 하루빨리 종결하고 완주군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선거 과정에서 통합 문제가 다시 쟁점이 되면서 지역 갈등과 피로감이 커졌다"며 "완주군민들께 충분히 설명드리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갈등과 혼란을 키운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행정안전부에 지역 상황을 설명하고 정부 차원의 종결 방안을 요청했으며, 장관과의 면담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민선 9기 출범 이후 이원택 도지사가 밝힌 입장과도 맞닿아 있다. 이 지사는 취임 직후 "주민 공감대 없는 통합은 추진하지 않겠다"며 임기 내 통합 추진을 사실상 중단하고, 피지컬 AI와 새만금, 수소산업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도정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도지사와 완주 지역구 국회의원이 모두 통합 중단 또는 종결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당분간 행정통합 논의가 재개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주·완주 통합은 수차례 추진과 무산을 반복해온 지역 최대 현안이었다. 그러나 주민 찬반이 첨예하게 엇갈렸고, 최근 지방선거에서도 지역사회의 갈등을 키웠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행정통합보다 지역경제 회복과 국가예산 확보, 산업 육성이 더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정치권도 이제는 갈등을 반복하기보다 완주와 전주가 각자의 경쟁력을 키우면서 상생협력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차원의 행정 절차가 아직 남아 있는 만큼 법적으로 통합 논의가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적 추진 동력이 사실상 사라진 만큼 전주·완주 통합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지역 발전과 미래 산업 육성이 전북 정치권의 새로운 핵심 의제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이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