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송천동에 위치한 농수산물시장 화재는 도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다중이용시설이 화재 위험성을 실히 보여준 경종이다. 이번 화재 사태는 비단 전주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군산, 익산, 정읍, 남원 등 전북 14개 시군에 산재한 농수산물 도매시장, 전통시장, 대형 로컬푸드 직매장 등 도민들의 일상적 먹거리 공급망 전체가 안고 있는 구조적 취약성을 압축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다. 도민의 유통 생태계이자 민생 경제의 근간이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하지 않도록, 이제는 전북자치도 차원의 전방위적인 안전망 총체적 쇄신에 나서야 할 때다.
당장 시급한 것은 화재 피해 상인들이 절망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실효성 있는 구제 대책이다. 전통시장과 농수산물시장은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 수많은 영세 농가와 중간 유통인, 중소 상인들의 생업이 얽혀 있는 ‘민생 먹거리 사슬’의 핵심 축이다.
화재로 인한 공급망 마비는 농민들의 출하 포기와 지역 밥상 물가 폭등이라는 도미노식 피해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전북자치도는 시·군과 긴밀히 공조하여 행정 절차를 파격적으로 줄인 긴급 재난지원을 실시하고, 상인들이 즉시 장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인근 부지에 임시 대체 영업장을 신속히 구축해야 한다. 상인들에게 ‘하루라도 장사를 쉬면 생계가 막막해진다’는 현장의 절박함을 행정이 깊이 인식해야 한다.
이번 화재는 전북 지역 먹거리 다중이용시설들의 소방 안전 인프라에 심각한 구멍이 뚫려 있음을 증명했다. 농수산물 시장과 전통시장은 가연성 포장재와 비닐 천막이 밀집해 있고, 신선도 유지를 위한 냉동·냉장 설비의 과부하와 노후된 전기 배선이 얽혀 있어 한 번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번지는 고질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다.
소방 당국과 전북자치도는 도내 전체 먹거리 유통시설을 대상으로 소방·전기·가스 설비에 대한 대대적인 합동 전수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단순히 소화기 비치 여부나 서류상의 점검을 확인하는 요식행위를 단호히 배격하고, 소방차 진입로 확보 상태와 복잡한 미로형 구역 내의 스프링클러·화재 감지기 작동 여부를 실질적으로 뜯어고치는 고강도 정밀 진단이 전행돼야 한다. 나아가 농어촌 지역 먹거리 시설의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안전 제도의 보완도 병행되어야 한다. 전북은 대다수 시장 상인들과 로컬푸드 참여 농가들이 영세하여, 화재보험료 부담을 느끼거나 까다로운 가입 조건 때문에 무보험 상태로 위태로운 영업을 지속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화재 발생 시 개인의 파산을 막고 신속한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해, 전북자치도와 14개 시군은 전통시장 및 먹거리 다중이용시설 상인들의 화재보험 가입 요건을 완화하고 보험료 일부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조례와 특별 지원책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사후약방문식 수습 비용보다 선제적인 안전 예방 투자가 궁극적으로 행정 비용을 아끼고 도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구하는 지름길이다. 송천동 농수산물시장 화재의 상흔을 치유하고 전북 전역의 먹거리 안전망을 재구축하는 과정은 전북특별자치도의 민생 위기 관리 능력을 가늠하는 중대한 시험대다.
중요한 것은 피해 복구를 위한 예산 확보와 제도적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도민들 역시 큰 아픔을 겪은 우리 이웃인 상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역 농수산물 이용과 전통시장 방문을 통해 따뜻한 연대의 손길을 내밀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