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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 취임 100일, 민생 회복 앞장서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10.06 15:40 수정 2026.10.06 03:40

이원택 지사가 이끄는 전북특별자치도와 도내 14개 시·군 지자체장들이 취임 100일째를 맞았다. 민선 9기의 출범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도정과 시·군정의 기본 방향과 정책적 기틀을 다지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지난 100일 동안 전북자치도는 예산 10조 원 시대를 확고히 다지고, 장기 표류하던 남원 국립의전원 설립 최종 확정을 끌어내는 등 거시적인 국책 사업과 대형 인프라 유치에서 성과를 거뒀다. 이 지사는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5조 원 규모의 대형 성장펀드 조성'과 미래 신산업 비전을 선포한 것도 지역 경제의 체질 개선을 향한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그러나 정작 도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삶의 온도는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도정 현안과 대형 국책 사업에 대한 도민들의 체감도가 낮기 때문이다. 행정은 연일 각종 투자 유치와 첨단 특구 지정 등을 홍보하지만, 바닥을 치고 있는 민생 경제의 현장은 참담하기만 하다. 고물가와 고금리의 장기화 속에서 전북의 제조업 및 비제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골목상권 소상공인들과 농민들 역시 사상 최악의 내수 부진과 자금난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거창한 첨단 산업의 비전이 도민들의 실제 소득 증가나 가계 장바구니 물가 안정, 그리고 청년들의 실질적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지 못한다면 그 어떤 정책도 행정의 자기만족이자 공염불에 불과하다. 지금 도정과 시·군에 시급한 것은 바닥 민생을 즉각적으로 심폐 소생할 ‘체감형 민생 회복 대책’의 과감한 추진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임기 초 성과에 대한 집착이다. 이 과정에서 해정의 조급증이 우려된다. 새만금 관할권 분쟁, 2036 전주 올림픽 유치를 둘러싼 공방, 공공기관 2차 이전 등 전북의 운명을 가를 메가톤급 현안들은 결코 단기적인 실적주의로 풀어낼 수 없는 고차방정식이다. 조급하게 성과를 내려고 밀어붙이다가는 오히려 대내외적인 부작용만 낳는다. 이제는 과제들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긴 호흡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가치가 바로 전북자치도와 14개 시·군, 그리고 정치권과 도민사회 전체를 하나로 묶는 ‘연대와 협력’이다. 전북의 자원과 인프라는 수도권이나 타 거대 광역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도청과 시·청이 서로의 이해관계에 갇혀 엇박자를 내거나 소모적인 관할권 다툼으로 에너지를 낭비할 여유가 없다. 전북자치도가 컨트롤타워로서 14개 시·군의 지역별 특화 산업을 정교하게 조율하고, 시·군들은 소지역주의를 내려놓고 초광역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반도체 소부장이나 이차전지 특화단지 같은 거대 인프라의 낙수효과를 전북 전역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 지역 정치권 역시 여야를 떠나 원팀으로 뭉쳐 중앙정부의 재정적·제도적 지원을 끌어내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한다.
취임 100일의 축배는 잠시다. 지난 행보를 냉정하게 되짚어보고 남은 임기의 도정 기강을 다잡는 엄중한 성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도민들은 화려한 성과를 자축하는 축배가 아니라, 당장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과 내일에 대한 안전한 보장이다. 이원택 도정과 14개 시·군 단체장들은 임기 초의 조급함을 과감히 내려놓고, 체계적인 협치 시스템을 가동해 민생 경제를 살리는 일에 모든 행정력을 결집해야 한다. 14개 시·군이 단단하게 연대하여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때, 비로소 전북의 진정한 도약과 성공적인 민선 9기의 역사가 시작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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