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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돼지카드, 충전 시간 변경 이어 소상공인 실질 혜택 늘려야

전라매일관리자 기자 입력 2026.10.28 11:12 수정 2026.10.28 11:12

전주시가 전주사랑상품권(돼지카드)의 월간 발행액 충전 시작 시간을 기존 새벽 0시에서 오후 3시로 변경한다. 그동안 매월 초만 되면 소위 ‘충전 전쟁’을 치러야 했던 시민들의 피로감과 시스템 불안정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한정된 지역화폐 예산을 선점하기 위해 늦은 밤이나 새벽잠을 설쳐가며 스마트폰 앱을 붙잡고 있어야 했던 시민들에게 이번 시간대 조정은 행정의 유연한 조치로 일정 부분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이용 불편을 완화하는 시간 변경일 뿐, 돼지카드의 지역 경제 선순환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에는 갈길이 멀다.
현재 전주 돼지카드의 문제는 매달 발행되는 예산이 순식간에 동나 정작 혜택받을 서민들과 골목상권 영세 소상공인들이 소외되는 구조적 모순에 있다. 돼지카드는 최대 10%의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며 출시 이후 전주 도민들의 필수 소비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자치단체의 한정된 예산 탓에 매월 발행 한도가 조기 소진된다. 시간대를 옮긴다고 해서 이 한도 자체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직장인들이 한창 생업에 종사해야 할 평일 오후 시간대로 변경되면서, 현장 노동자나 정보 취약계층인 전통시장 고령층 상인·소비자들은 예산 선점 경쟁에서 더욱 불리해질 수 있다는 또 다른 사각이다.
더 심각한 본질은 지역화폐의 혜택이 지역 경제의 뿌리인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골고루 흘러 들어가고 있느냐는 점이다. 당초 지역화폐 제도의 도입 목적은 대형 마트나 대기업 가맹점으로 향하는 도민들의 소비 발길을 골목상권과 영세 자영업자에게 돌려 동네 상권을 살리자는 데 있었다. 하지만 현재의 운영 방식을 보면, 자금 여력이 있어 매월 초 정기적으로 고액을 충전할 수 있는 일부 소비자들이 혜택을 독점하고, 이들이 주로 소비하는 중대형 동네 마트나 기업형 가맹점으로 자금이 쏠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정작 하루하루 매출을 걱정하는 전통시장의 소규모 점포나 골목길의 영세 음식점들은 지역화폐 특수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발행 시간의 변경이 이러한 유통 불균형과 소상공인 소외 현상을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돼지카드 운영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예산 소진의 혜택이 소수의 발 빠른 소비자에게만 집중되지 않도록 충전 및 캐시백 구조를 정밀하게 재설계해야 한다. 예컨대 월간 충전 한도를 무조건 선착순으로 일괄 배분할 것이 아니라, 영세 자영업자 점포에서 사용할 때 캐시백 비율을 더 높여주는 ‘차등형 인센티브 제도’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매출 규모가 큰 상위 가맹점에서의 사용 한도를 조정하고,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지정을 통한 골목 전용 특별 발행 체계를 구축하는 등의 내실 있는 고도화 전략이 동반되어야 한다.
나아가 정부의 세수 결손 여파로 내년도 지방교부세가 급감하고 전주시의 채무 부담이 가중되는 등 공공 재정 위기가 현실화된다. 제한된 혈세로 최대의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두려면, 지역화폐 정책이 단순한 ‘소비자 할인쿠폰’ 역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전주 돼지카드가 진정한 자립형 지역 경제 선순환 구조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서는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추가로 경감하고, 지역 내 생산품 구매 시 추가 혜택을 주는 등 생산과 소비가 연계된 촘촘한 경제 안전망으로 진화해야 한다.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의 삶은 여전히 혹독한 겨울이다. 전주시는 이번 돼지카드 시간 개편을 계기로, 소상공인 중심의 낙수효과를 거둘 수 있는 근본적 제도 보완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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