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원회 소관 공공·유관기관들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관은 채용 과정에서 장애인 우대 조건을 내걸고도 수년간 단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으며, 법정 의무고용 인원을 채우지 못해 납부한 부담금도 최근 4년간 101억원을 넘어섰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익산을)이 교육위원회 소관 기관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장애인 의무고용 대상 17개 기관 가운데 지난해 법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곳은 8곳으로 집계됐다. 2024년 6곳에서 2곳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17개 기관의 합산 장애인 고용률은 3.12%로, 공공기관 의무고용률 3.8%에 미치지 못했다.
기관별로는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이 7.33%로 가장 높았고 한국교육학술정보원 5.20%, 한국영유아보육교육진흥원 4.64% 순이었다. 반면 한국교육시설안전원은 1.34%에 그쳤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1.45%, 유네스코한국위원회 1.50% 등도 저조했다.
특히 장애인 채용 우대제도가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가 확인됐다.
한국교직원공제회와 한국학중앙연구원,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등 3개 기관은 2022년 이후 장애인 가점 등 우대 조건을 적용한 채용에서 총 1만1,642명의 지원자 가운데 243명을 선발했지만 장애인 합격자는 한 명도 없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신입사원 채용 시 서류전형 만점의 10%를 장애인에게 가점으로 부여했으나 82명의 합격자 중 장애인은 없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도 장애인 지원 19건이 모두 불합격 처리됐다.
반면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한 정규직 제한경쟁 채용에서는 29명 모집에 553명이 지원해 25명이 채용됐다. 일반 채용의 가점 부여와 별도 채용 방식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나타난 셈이다.
장애인 의무고용 미이행에 따른 재정 부담도 상당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의무고용 인원을 채우지 못했으며, 이 기간 납부한 장애인고용부담금은 93억7,027만원에 달했다. 이는 17개 기관 전체 부담금 101억104만원의 92.8%를 차지한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에도 의무고용 인원보다 154명이 부족해 21억4,856만원의 부담금이 발생했다.
장애학생의 고등교육 지원을 담당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역시 4년 연속 의무고용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대교협은 2024년 1월 장애인고등교육지원센터로 지정돼 대학의 장애학생 지원사업과 진로·취업 지원 프로그램 등을 관리하고 있지만, 장애인 고용률은 2024년 1.47%, 지난해 1.45%에 머물렀다.
한병도 의원은 “장애학생의 교육 기회 확대를 지원하는 기관부터 장애인 고용의 법정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우대라는 구호 대신 장애인 전용 정원을 늘리고, 반복적으로 미달하는 기관에는 연도별 충원 목표와 이행 시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