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찬 경제학자·카이스트 교수
미국 중간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향후 2년간 미국이 어떻게 갈 것인가를 가름하는 선거다.
미국 의회는 2년마다 하원의석 전체, 상원의석 3분의 1을 교체한다. 대통령 임기가 4년 이어서 의회선거를 한번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치르고 나면, 다음 한 번은 임기 중반에 치러 지므로 중간선거라 불린다.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온세계가 이 선거를 손에 땀을 쥐고 쳐다보고 있다. 국제경제와 국제정 치의 기존 규범들을 존중하지 않고 거침없이 온세계를 흔들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 령이 앞으로 2년간 힘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절름거리며 퇴장하는 오리(lame duck)가 될 것인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재선을 노리던 2000년 대통령선거 직전, 트럼프와 바이든의 접전 상황이♘다. 이십년 동안 보수와 진보가 꼭 절반씩 나뉘어 투표함이 열리기 전까지는 승패를 알 수 없♘ 던 상황이♘지만, 필자는 트럼프의 낙선을 점쳤다. 그 이유는 코로나 감염병 위기에 미국에서 백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오면서, 대통령으로서 국가위기에 대응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 해 중도층이 부정적 평가를 내리리라고 생각했기 대문이다. 이번 선거는 어떤가.
이번 선거는 대통령 선거가 아니다. 당연히 각 지역구 의원들의 개별적인 경쟁력이 중요 하다. 그래도 집권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 특히 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전체 판 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올해초까지만 해도 공화당 장악하에 있는 상하양원을 민주당이 탈환하는 시나리오는 상상하기 힘들♘다. 이를 결정적으로 바꾼 것은 이란전쟁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꼬드김에 넘어가 트럼프가 무모하게 일으킨 이란전쟁 은 수렁에 빠져 국제정치와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결과만 낳고 있다.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 는 전쟁이다. 구조적으로 보면 전쟁을 그치는게 모두에게 이익이지만, 원래 집단행동은 합리 적일수 없는데다가, 관련국 리더들이 문제해결보다 권력유지에 집착하고 있어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미국 유권자들의 생각도 복잡해졌다. 미국이 세계질서를 떠받치는 맏형 노릇을 하다보니 호구가 되♘다는 생각에서 실리를 챙기자는 미국우선주의를 밀♘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지금 가고 있는 길이 과연 미국민에게 실리를 가져오는지 회의적인 상황이 되♘다. 아니 더 손해라는 현타가 오고 있다. 당장 관세인상과 이란전쟁의 여파로 물가가 오르고 있는데 달라 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는 질서파괴의 깃발이다. 기존 틀을 뒤집고 과감하게 바꾸겠다는 트럼프를 실용적 이며 혁신적인 성향의 미국민이 지지했다. 그런데 기존 질서는 파괴하고 있지만, 그가 제시한 대안들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기존 국제경제 질서를 흔들어 관세를 대폭 올린 게 대표적인 예다. 관세인상은 물가 상승과 생활수준 하락을 가져올 뿐이다. 국제정치에 서 초강대국이 가치체계를 떠나 비즈니스처럼 거래적 접근을 하고 있는것은 소탐대실이다. 초강대국의 권위가 실추됨으로써 국제질서는 대안 없는 혼란에 빠지고 있다. 이는 미국자신 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트럼프의 거래적 접근은 세상을 바꾸♘다. 이제 누구나 계산하고 있다. 미국유권자들도 계산하고 있다. 하원은 민주당에 넘어갈 게 확실시되고 있다. 트럼프가 이전처럼 날뛰지는 못 하게 되♘다. 상원이 관건이다. 트럼프가 그동안 벌여 놓은 일들이 그래도 어떤 혁신적 성과 를 낳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둘 것인지, 아니면 확실하게 트럼프를 레임덕으로 만들고 혼란 스럽더라도 새로운 방향을 찾는 여정을 시작할지, 중도층의 선택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