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급성장 속에 ㈜두산이 전북 김제에 3,992억 원 규모의 첨단 전자소재 생산시설을 추가로 구축한다. 지난 2022년 첫 투자 이후 4년 만에 5배가 넘는 재투자가 이뤄지면서 김제가 AI 데이터센터 핵심 소재 생산거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두산이 결정한 국내 동박적층판(CCL) 증설 투자액의 약 95%가 김제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첨단산업 투자가 확대되면서 지역 산업구조 고도화와 신규 일자리 창출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특별자치도와 김제시는 27일 도청에서 이원택 도지사와 정성주 김제시장, 김인욱 ㈜두산 전자BG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3,992억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용 전자소재 생산시설 증설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두산은 오는 11월부터 2028년 10월까지 김제 지평선일반산업단지 내 기존 공장 부지에 연면적 약 1만 평 규모의 공장동을 신축한다. 이곳에는 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광모듈용 동박적층판(CCL) 전용 생산라인이 들어서며, 200여 명의 신규 고용도 이뤄질 예정이다.
CCL은 인쇄회로기판(PCB)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확대하면서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초고속 광통신용 전자소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두산은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해 지난 9월 국내외 CCL 생산시설 증설에 약 9,7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가운데 국내 투자 규모는 약 4,200억 원으로, 김제에 투입되는 3,992억 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번 투자는 기존 입주기업이 생산시설을 확장하는 재투자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두산은 민선 8기 출범 직후인 2022년 7월 전북도·김제시와 693억 원 규모의 첫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4년 9월 지평선산단에 연성동박적층판(FCCL) 공장을 준공하며 전북에서 전자소재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첫 투자협약 이후 불과 4년 만에 추가 투자 규모가 5배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두 차례 협약을 통한 누적 투자액은 4,685억 원에 이르게 됐다.
특히 두산의 재투자는 단순한 생산시설 확충을 넘어 전북의 산업 생태계를 첨단 전자소재 분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AI 데이터센터 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관련 소재 생산 기반이 지역에 집적될 경우 연관 기업 유치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이번 협약을 통해 기존 기업의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한편,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의 기업 유치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인욱 두산 전자BG 사장은 “전북도와 김제시의 긴밀한 협력과 안정적인 투자환경이 증설 결정의 바탕이 됐다”며 “김제공장을 첨단 전자소재의 핵심 생산거점으로 키우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정성주 김제시장은 “두산의 재투자는 김제와 기업이 쌓아온 신뢰와 상생협력의 결실”이라며 “기업이 안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첨단산업 중심의 산업도시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김제에서 만든 소재가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속으로 들어가게 됐다”며 “한 번 투자한 기업이 다시, 더 크게 투자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신뢰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장 신축과 200여 명의 신규 채용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인허가 지원과 인력 양성 등 필요한 사항을 김제시와 함께 챙기겠다”고 밝혔다.
한편, 두산은 현재 전북지역에서 익산과 김제의 전자BG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두산퓨얼셀도 익산과 군산 새만금에 생산 기반을 두고 있다. 이번 추가 투자로 두산그룹의 전북지역 산업 기반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송효철 기자, 김제=박수현 기자